[마켓인사이트] 라임 사태에도…"코스닥CB, 돈 된다" 흥행

입력 2020-02-10 17:22   수정 2020-02-11 02:37

마켓인사이트 2월 10일 오전 5시

코스닥시장 기업의 전환사채(CB) 등 주식 관련 사채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코스닥 기업 등 비우량기업 주식 관련 사채 발행금액은 약 3700억원으로 작년 1월보다 30%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수년간 고수익을 경험한 개인 자산가와 제2금융권 회사를 중심으로 재투자 수요가 계속해서 흘러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1월 3700억원 발행

10일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주식 관련 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달 총 38건, 3696억원에 달했다. 하루 1~2건씩, 건당 평균 1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지난해 10월부터 본격화한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충격에도 불구하고 작년 1월(31건, 2903억원) 대비 27% 증가했고 작년 전체 월평균(36건, 3737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부 기업은 풍부해진 투자 수요를 발굴해 발행 조건을 전보다 유리하게 변경했다. 광학부품업체 코렌은 지난달 3일 제12회 사모 CB를 만기수익률 0%에 발행했다. 2018년 11월 같은 5년 만기 조건의 CB를 연 4% 수익률로 발행한 것과 비교해 금융 비용을 줄였다.

동물용의약품 제조업체인 우진비앤지도 작년 10월 발행 당시 6%였던 4년 만기 CB 금리를 올해는 연 2% 금리로 낮췄다.

주식 관련 사채 발행 기업은 대부분 코스닥시장 상장사다. 발행 유형은 90% 이상이 CB다. CB는 대부분 투자자에게 매도선택권(풋옵션)을 부여해 실질 만기 1~2년으로 발행되고 있다. 전환가액은 최근 시가를 적용한다. 나머지 주식 관련 사채 유형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교환사채(EB)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라임 사태에도 불구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차환 발행 등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고수익 경험의 누적 효과

코스닥 기업 등 비우량기업의 주식 관련 사채 발행 금액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불어나는 추세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및 1000억원 이상 발행액을 제외한 주식 관련 사채 발행은 지난해 4조4838억원으로, 2018년 4조3024억원 대비 4% 증가했다. 같은 기준으로 2015, 2016, 2017년 발행금액은 각각 2조813억원, 3조1765억원, 3조5474억원이었다.

투자자들이 주식 관련 사채를 매력적인 중위험 중수익 투자상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험적으로 발행기업의 부도가 드물었고, 주가 급등으로 고수익을 안겨주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채 투자 전문기업인 한국채권투자자문 등에 따르면 주식 관련 사채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자산가 대다수는 최근 수년간 평균 연 10% 넘는 수익을 올렸다. 10억원을 네 종류 채권에 분산 투자한 경우 세 종목은 0~4% 수준의 이자만 받고 자금을 회수했지만 나머지 한 종목은 주가 급등에 힘입어 50% 안팎의 수익을 안겨준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가장 큰 매력은 고수익 잠재력(upside potential)이 열려 있다는 것”이라며 “캐피털사나 개인 고객들이 재투자에 적극 나서 투자자 모집에 전혀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라임 사태는 남의 일?

주식 관련 사채 시장 참여자들은 올해도 탄탄한 수요가 시장 성장을 뒷받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임 펀드 환매는 주식 관련 사채 투자 대상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낮아 발생했지만, 실제 부도나 증시 퇴출까지 연결된 사례는 매우 적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재무적인 문제로 상장폐지된 코스닥 기업은 1300곳 가운데 3곳에 불과하다. 당장 빚 갚을 여력이 없는 기업도 주식 관련 사채를 반복 발행하는 방식으로 기존 채무를 어렵지 않게 연장하고 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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