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긴장감 떨어진 민주당 공천 심사

입력 2020-02-13 16:56   수정 2020-02-14 00:13

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공천을 위한 후보자 면접 마지막날인 13일 서울 여의도동 민주당 당사. 이날은 그동안 후보자 면접이 이뤄진 지난 나흘간보다 긴장이 덜 감돌았다. 지역구에 ‘나홀로 공천’을 신청한 후보들의 면접이 치러졌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을에 도전하는 이용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면접 직후 “무난한 질문을 받았다. 왜냐하면 공천이 단수(單數)니까”라고 대놓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경기 화성시을)은 면접 후 ‘안에서 정말 질문을 안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화성 연쇄살인사건 질문을 받았다”며 여유를 부렸다.

이들처럼 민주당에서 경쟁자가 없어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까지 100명이나 된다. 지역구 253개 가운데 40%에 달하는 곳의 후보가 ‘무(無)경선’ 혜택을 받는 것이다. 경선에 참가하지 않으면 선거 운동에 집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선 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이런 혜택을 누가 누리는 걸까. 단수 신청한 후보 100명 중 64명이 현역 의원이다. 홍익표(서울 중구·성동구갑), 안규백(동대문구갑), 박홍근(중랑구을), 기동민 (성북구을) 의원 등이 해당한다.

비교적 당선이 유력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 광주광역시 지역조차 현역인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 혼자 공천을 신청했다. 총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현역 의원은 109명. 여당 의원 10명 중 6명이 경선 없이 총선에 직행하는 셈이다. 물갈이가 제대로 될 수 있느냐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경쟁자가 없는 원외 인사의 면면도 특별하지 않다.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처럼 민주당의 험지로 통하는 곳을 제외하면 경쟁 상대가 없는 지역구 후보의 대부분은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통한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하는 박수현 후보는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진성준(정무기획비서관), 나소열(자치분권비서관), 복기왕(정무비서관), 조한기(제1부속비서관) 후보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이다. 민주당은 경선에서 ‘문재인’ 명칭을 후보자 이력에 쓸 수 없게 했지만, 이들은 공천 신청에서부터 ‘문재인 효과’를 톡톡히 본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뒤늦게 이들 지역구 100곳에 대한 추가 공모를 오는 17~19일 사흘간 진행하기로 했다. 단수 신청 지역에서도 여론조사 등을 통해 정밀심사를 할 방침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전략 공천할 것이란 얘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과정에서 혁신을 잘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대표의 인적 쇄신 의지와 현역·친문 프리미엄 가운데 어떤 게 더 힘을 발휘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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