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악실적 낸 항공업계 "올해가 더 두렵다"

입력 2020-02-17 15:22   수정 2020-02-17 15:24

지난해 국내 항공사들은 한·일 경제전쟁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더해지면서 항공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자 올 상반기도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항공 수요 급감


지난주까지 발표한 실적을 종합하면 지난해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국내 주요 항공사 8개 중 유일하게 흑자(2908억원)를 낸 대한항공도 영업이익이 2018년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6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폭이 전년에 비해 10배가량 늘었다.

6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제히 적자로 돌아섰다. LCC업계 맏형 격인 제주항공은 34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최근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올해도 항공 업황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항공 수요가 대폭 줄어들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13일 국내 항공사를 이용한 탑승객은 282만3337명(국내·국제선 포함)으로 지난해(455만2025명)보다 37%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일본 노선을 줄이면서 중국과 동남아시아 노선을 늘린 LCC들이 타격을 입었다. LCC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노선 탑승률이 평균 90%대였지만 올해는 반토막이 났다”며 “비행기를 띄우는 것보다 차라리 주기장에 세워두는 게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장거리 노선 개척과 신기재 도입으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던 항공사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0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동남아, 대양주, 대만, 홍콩, 마카오까지 (피해는) 더 어마어마하다”며 “상반기에는 신기재 도입이 아니라 반납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티웨이는 올해 중·장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를 새롭게 도입하고 신규 취항지를 개발할 계획이었다.

○“1분기 내 안정돼야 실적 반등”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1분기 안에 진정돼야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진정 시점에 따라 위축된 여객 수요가 언제부터 되살아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례를 보면 감염병이 확산한 지 4~5개월 후 여객 수송량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에도 1분기 내 사태가 완화된다면 하반기에 업황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물 사업 실적도 코로나19 진정 시점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춘제(설) 연휴 확대와 교통·물류 차질로 제조업체들의 조업 정상화가 지연됨에 따라 항공 화물 수요도 단기적으로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항공업계 구조조정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금력이 약한 LCC 업체가 추가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는 추가로 매물이 나와도 인수자가 마땅치 않으면 아예 청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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