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2019 베스트 딜메이커-②M&A 자문]이경인 CS IB대표…아시아나 매각, 롯데카드 인수 등 성공

입력 2020-02-17 14:23   수정 2020-02-17 14:30

[마켓인사이트][2019 베스트 딜메이커-②M&A 자문]이경인 CS IB대표…아시아나 매각, 롯데카드 인수 등 성공

≪이 기사는 01월29일(03:3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트는 2019년 인수합병(M&A) 재무자문 부문 ‘딜메이커’로 이경인 크레디트스위스(CS) 투자은행(IB) 한국 대표(45·사진)를 선정했다. 2017년 이 부문 딜메이커로 처음 선정된 후 2년 만에 다시 수상했다.

이 대표는 2017년 CS 아시아태평양 지역 IB 부문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천기 전 대표의 뒤를 이어 CS 한국 법인을 이끌고 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20명이 넘는 국내 최대 IB 조직인 CS의 대표로 취임한 데 이어 지난해 마켓인사이트 리그테이블에서도 업계 최초로 ‘10-10(연 10건 이상, 거래금액 10조원 이상)’ 클럽에 들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아시아나항공 등 어려운 딜 잇달아 성사

이 대표 체제 하에서 지난해 CS는 여러 건의 대형 딜을 잇달아 솜씨 좋게 성사시키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매각이 쉽지 않은 물건을 맡더라도 최적의 딜 구조로 원매자를 찾아내 딜을 성사시켰다.

작년 4월 매각된 동부제철이 그 중 하나다. 동부제철은 2014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5년 만에 매물로 나왔으나,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매각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매각 자문으로 선임한 CS는 경기화학(현 KG케미칼)으로 출발해 이데일리를 인수하는 등 보폭을 넓혀 가고 있던 KG그룹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초반엔 채권단과 KG그룹 간에 이견도 있었지만, CS는 양측의 이견을 조율해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데 성공했다. KG그룹은 최종적으로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이뤄 동부제철을 인수(3600억원)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최고의 핫딜 중 하나로 꼽혔던 아시아나항공 매각도 CS의 손에서 요리된 작품이다. 산업은행의 압박으로 작년 4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발표한 후부터 작년 12월27일 최종 인수계약이 이뤄지기까지 국민들의 눈과 귀를 붙잡은, 국내 최초 국적 민항기 경영권 매각 거래였다.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양강 구도에 KCGI가 가세한 3파전으로 진행된 딜에서 HDC현산 컨소시엄은 구주 3200억원, 신주 유상증자 2조2000억원 가량을 제시해 확고한 우위를 점했다.

모든 딜은 매도-매수 측 간의 줄다리기로 진행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특히 이해관계자가 많았고 저마다 이해관계도 달랐다. 매각 측은 구주 대가를 높게 받기를 희망한 반면, 매수 측은 구주보다 신주 유상증자 규모를 늘리기를 원했다.

여기에 산업은행,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도 저마다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었다. CS는 이들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의견을 조율하고 매수 측의 인수 의지에 불을 댕겼다. 처음에는 구주와 신주를 합해 1조~2조원대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으나 최종 매각 가격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SKB-티브로드, 창의적인 딜 구조로 '호평'

국내 2위 인터넷 TV(IPTV) 업체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 TV 2위 티브로드의 합병 과정도 CS의 손을 거쳤다. 비슷한 시기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8000억원 현금을 지급하고 인수했던 반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은 티브로드 대주주 태광산업이 1조5000억원 인수자금을 받는 대신 합병 법인의 지분을 받기로 하는 창의적인 구조로 M&A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CS는 작년 3월 LG그룹이 계열사 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MRO) 사업부문을 홍콩계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 매각(6020억원)하는 거래를 자문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18년 취임한 후 처음으로 진행한 사업 구조조정 딜에서 CS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다.

지난 2분기 최대 규모였던 롯데카드 인수전에서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의 재무자문(1조3810억원)을 맡아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SK그룹의 화학 및 소재 부문 계열사인 SKC가 지난해 3건의 M&A를 통해 진행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홀로 ‘싹쓸이’하기도 했다. SKC는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등에 들어가는 동박(얇게 편 구리)을 생산하는 KCFT의 지분 100%를 1조1900억원에 인수하고, 화학사업부를 분사해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의 자회사인 PIC와의 합작사(거래금액 5600억원)로 만들었으며, SKC코오롱PI를 글랜우드PE에 매각(6080억원)했다. 작년 한해 쉼없이 진행된 이들 세가지 M&A는 모두 이 대표의 지휘 하에서 CS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고객과의 깊은 신뢰관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SK실트론이 미국 듀폰의 웨이퍼 부문을 인수(5365억원)하는 과정에도 CS의 자문이 힘을 발휘했다. 특히 SK실트론 M&A는 한일관계 경색으로 소재 부품 장비 부문에 대한 투자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성사돼 국가 경제적으로도 의미가 컸다.

SK네트웍스의 직영 주유소 매각(1조4000억원) 과정에서도 CS게 제안한 ‘참신한 딜 구조’가 빛을 발했다. 단순 세일앤드리스백 대신 재무적 투자자(FI) 및 전략적 투자자(SI)가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하도록 한 것이다. 300여개 주유소를 운영해 가면서 동시에 부지 개발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적의 딜 구조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3세대' IB 뱅커 선두주자로 자리매김

70년대생인 이 대표의 활약은 국내 IB 뱅커들의 ‘세대교체’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1990년대 한국인 최초로 외국계 증권사 대표를 맡아 활약한 윤경희 전 맥쿼리증권 대표(1947년생), 양호철 전 모건스탠리 대표(1955년생), 이찬근 전 골드만삭스 한국지점 대표(1958년생), 이재홍 전 UBS증권 한국지점 대표(1959년생) 등은 국내 IB의 ‘1세대’로 평가 받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0여년간은 ‘2세대’가 부상한 시기였다. CS의 아태지역 담당자로 활동영역을 넓힌 이천기 부회장(1966년생)을 비롯해 사모펀드 SJL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는 임석정 전 JP모간증권 한국지점 대표(1960년생), 지금까지도 현직에서 굵직한 딜을 여럿 주도하고 있는 안성은 도이치뱅크 대표(1961년생) 등이 2세대 대표주자들이다.

이 대표(1975년생)는 이들의 뒤를 잇는 1970년대생 3세대 IB 뱅커들 중에서도 단연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그가 취임 2년여 만에 연간 10조원 규모 거래를 따내며 2회 연속 딜메이커로 뽑힌 것은 IB 부문에서도 ‘젊은 피’ 3세대의 약진이 시작됐다는 방증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들도 세대교체를 통해 시대 변화에 따라잡아야 한다는 요구를 많이 받고 있는데, 이 대표는 바뀌어가는 비즈니스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M&A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딜 구조를 짜는 데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이 대표를 만나면 외국계 증권사 대표에 대한 선입견과 달리 겸손하고 고객에게 헌신적”이라며 “여기에 실력까지 겸비하다 보니 일을 맡기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IB 부문에 몸담아 온 이 대표는 삼일회계법인, 맥쿼리증권, 리먼브러더스, 노무라 증권 등을 거쳐 2013년부터 CS에서 일하고 있다. 2017년 국내 최연소로 매니징 디렉터(MD)를 부여받았으며 그해 한국 대표로 임명됐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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