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애플의 경고…깨어난 월가의 곰들

입력 2020-02-19 07:54   수정 2020-02-19 07:59



애플의 갑작스런 발표가 뉴욕 증시 투자자의 우려를 자극했습니다.
애플은 지난 1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중국 공장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며 "올 1분기 매출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애플은 올 1분기 매출을 애초 630억∼670억달러로 예측했었는데, 달성이 불가능해졌다는 겁니다. 미국 대기업 중 처음으로 애플이 코로나 19 여파에 따른 실적 악화를 경고하면서 1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증시 상승세의 기반은 미 중앙은행(Fed)의 풍부한 유동성 공급 및 미국 기업들의 지속적인 실적 개선 예상 두가지였습니다.
그런데 두번째 전제인 기업들의 지속적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인지 의구심이 생긴 겁니다. CNBC는 이날 골드만삭스의 분석을 인용해 5개 초대형 기술주(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을 빼면 올해 S&P500 기업의 실적 증가율은 '0%'일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19으로 대장주 애플의 실적 증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 것이죠.

월가에는 하지만 여전히 긍정론자가 많습니다. 전설적 투자자 레온 쿠퍼맨은 오늘 CNBC에 출연해 "시장이 대폭 하락할 요인은 없으며, 추가 상승이 가능한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웰스매니지먼트의 샤르민 모사바르 라마니 최고투자책임자(CIO)도 팟캐스트에서 "올해 주식 투자를 계속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경기 침체 전망은 여전히 20~25%로 수준으로 낮으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여전히 증시에는 많은 상승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경기가 확장할 때 뉴욕 증시의 수익률은 통상 87% 확률로 긍정적이었으며, 불황이 다가온다해도 그 직전 6~18개월의 S&P500 지수의 수익률은 8~9%에 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전망을 좋지 않게보는 곳도 여전히 몇몇 있습니다.
최근 뉴욕대 스턴경영대에서 열린 '경제 전망 세미나'에 갔다가 본 크레딧스위스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국 금리 전략가는 특히 부정적이었습니다.



라자파 전략가는 미국이 올해 마일드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1분기 실질 성장률은 1.1%로 봤지만 2분기엔 -0.9%, 3분기 -0.8%로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4분기엔 1.3%로 살아나지만요.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성장률은 0.7%에 그칠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무역 불확실성뿐 아니라 보잉 사태 등으로 기업 투자가 예상보다 더 빨리 감소하고 있다"며 "약한 실적, 약한 경기 전망 탓에 기업 투자는 계속 줄어들고, 주택 부문의 투자도 꺾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또 노동비용 상승에 따른 기업 이익 감소로 인해 감원이 늘어나 올해 4분기 실업률은 4.5%까지 오를 것으로 봤습니다. 해고가 늘면 미국 경기를 지탱해온 소비도 약화되겠지요. 그는 "소비가 언제 어떻게 줄어드느냐가 침체가 언제 올 지를 규정하게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크레딧스위스가 침체를 예상하면서도 단기에 끝날 것으로 보는 이유는 경기부양적 재정정책 및 완화적 통화정책을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라자파 전략가는 Fed가 올해 말까지 네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중 금리도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년물 국채의 경우 4분기 기준 0.8%까지, 10년물은 1.2%까지 하락할 것으로 봤습니다.



애플의 경고로 다시 부각된 코로나 19의 공포는 월가의 곰들을 다시 깨우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상승장 지속을 예상하는 황소들의 숫자가 훨씬 많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비관론자들의 주장을 들어보고, 조심스럽게 투자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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