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0만개社 도입한 협업툴 '잔디'…"한국판 슬랙으로 불리죠"

입력 2020-02-25 17:24   수정 2020-02-26 03:51

미국 개발자 스튜어트 버터필드가 제작한 ‘슬랙’은 세계 50만 개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협업 도구다. 프로그램 하나만 설치하면 업무 채팅과 문서 공유, 결제 등이 가능하다. 슬랙과 비슷한 서비스를 아시아 전용으로 개발해 한국과 대만, 일본의 주목을 받은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2014년 6월 설립된 토스랩이다. 이 회사에서 개발한 ‘잔디’는 20만 곳 이상 기업고객을 확보하며 ‘한국판 슬랙’으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경연대회에서 우승하며 눈도장

토스랩을 설립한 김대현 대표는 2010년부터 2년간 티머니에서 해외사업팀 영업대표를 지냈다. 이후엔 티몬의 초기 멤버로 합류해 활동했다.

정보기술(IT) 회사 두 곳에서 근무하며 김 대표는 ‘나만의 서비스’에 대한 욕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무렵 미국 개발자 사이에서 인기 서비스로 자리잡은 슬랙을 알았다. 김 대표로선 관심이 가는 서비스였다. 그는 “사원부터 그룹장까지 모두 해봤기 때문에 협업 도구가 없어 겪는 고통을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슬랙이 철저하게 미국인 중심이라는 점이었다. 영어 외의 언어를 지원하지도 않고, 아시아권 사람들이 이용하기엔 복잡한 환경을 지니고 있었다. 슬랙을 아시아인에게 맞춰서 내놓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된 이유다.

김 대표는 바로 현지화 작업에 들어갔다. 2014년 여름 뜻이 맞는 청년 세 명을 모아 총 네 명이 토스랩을 세웠다. 약 1년의 개발기간을 걸쳐 2015년 5월 잔디를 론칭했다.

생소한 회사에서 내놓은 생소한 서비스였지만 잔디는 출시 직후 여러 기업의 선택을 받았다. 계기는 같은 해 참가한 퀄컴 주관의 스타트업 경연대회 ‘큐프라이즈(QPrize)’ 글로벌 우승이었다. 그 덕분에 세계 IT 기업에 ‘눈도장’을 찍었다.

갑작스러운 관심에 토스랩도 당황했다. 트래픽 관리를 못해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일도 잦았다. 토스랩은 침착하게 잔디를 강화해나가면서 트래픽을 관리하고,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퀄컴 등에서 130억원 투자 유치

2017년 토스랩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기업고객에 특화된 ‘기업용 잔디’의 출시다. 수요가 몰리면서 매년 두 배씩 매출이 증가했다.

토스랩은 국내를 비롯해 대만,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지원하는 언어는 한국어, 중국어 간체·번체, 일본어, 베트남어, 영어 등 여섯 가지다. 특히 대만에서 인기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업용 협업툴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김 대표는 “잔디는 철저하게 아시아권을 타깃으로 제작한 도구”라며 “지역을 이동할 때마다 자동적으로 해당 국가의 언어, 해당 국가에서 주로 쓰는 이모티콘 등 기본 세팅이 달라지게끔 섬세하게 제작했다”고 말했다.

잔디는 아시아인에게 익숙한 ‘카카오톡’ 또는 ‘라인’과 같은 모바일메신저 화면과 기능을 참고해 제작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 접하는 사람도 능숙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잔디를 쓰는 회사는 20만 곳 이상에 이른다. 하루에 5000개 이상의 기업이 꾸준하게 접속한다. 국내에서는 CJ, LG CNS를 기업 고객으로 확보했다. 아워홈, 무신사, 게임빌은 아예 전사적으로 잔디를 도입했다.

아시아의 슬랙이라는 이미지가 자리잡으면서 투자 유치도 활발해졌다. 사업 초기 큐프라이즈 우승을 안겨준 퀄컴이 먼저 투자에 나섰다. 이외에도 소프트뱅크벤처스, 산업은행, 대교인베스트먼트 등이 잔디에 투자했다. 최근 기준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130억원에 달한다.

토스랩은 진출국가 확대와 서비스 확대를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진출을 준비 중이다. 한편으론 기업에서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보안 기능을 강화하고 적용 가능한 기기를 늘리고 있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두 번째 투자유치 단계인 ‘시리즈B’도 진행 중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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