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코로나 확진받았는데 입원하라는 병원… 늑장대처에 "천안 도와달라" 국민청원도

입력 2020-03-03 11:08   수정 2020-03-03 13:59



충남 천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추가로 발생하며 총 7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천안을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청원자는 2일 청원 글을 통해 "천안시민의 한시람으로서 너무 답답한 나머지 글을 올리게 되었다"면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지금의 천안이 제2의 대구가 될까 무섭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천안시장 자리가 공석이라지만 부시장님 양승조 도지사님 뭐하고 있나"라며 "여기가 혁신도시 천안 맞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3일이 지나도 확진자의 동선은 바로바로 확인이 되지않고 있고 대형마트들은 확진자가 다녀간 며칠이 지나서야 방역 폐쇄를 한다"면서 "천안은 산업도시이고 인구밀접이 높아 천안 확진자가 많아지면 주변 수도권 서울지역 확진자들도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청원자는 "아산보다 느린 확진자의 경로보고에 확진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어쩔 수 없이 주민들끼리 정보교류를 하고 있다. 우리 천안 시민을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또 다른 천안 시민도 청원글을 올려 "천안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도시가 마비된 상태다"라며 "거리엔 사람을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의 가게들도 줄지어 문을 닫았다. 특히나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불당동, 두정동은 다들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국 시도군 가운데 여섯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천안은 광역도시도 아닌, 인구 67만명의 중소도시다"라며 "현재 천안시청에서 매일 확진자 상황을 문자로 보내주고 있으나, 확진 상황을 볼 때마다 대응체계가 뚫렸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몇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지만 알려주어, 어느 지역인지 확인해보려 시청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들어가면 동선파악중이라고만 나오고 며칠이 지나서야 동선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줌바댄스 강습소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나, 처음부터 동선 공개나 주변인들 격리가 완벽하게 되지 않은 것이 문제를 키운 큰 원인이었다"면서 "지금도 확진자는 계속 나오고 있으나 동선은 며칠 뒤에 공개되어 사실 무의미한 정보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천안에서는 지난달 25일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고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3일 충남도와 천안시는 52세 남성과 2살 여아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2명 모두 천안시 주민이다. 이에 따라 천안지역 확진자는 72명이며 충남지역 전체 확진자는 80명으로 늘어났다. 천안이 72명으로 가장 많고 아산 7명, 계룡 1명 등이다.

충남도와 천안시 등 방역 당국은 도내 확진자 중 1명을 제외한 79명이 모두 천안·아산에서 발생함에 따라 이 지역에 대한 방역을 강화했다. 확진자의 동선과 접촉자 등 역학조사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감염경로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한 천안 시민은 제보를 통해 "아버지 허리가 안좋아서 천안21세기병원에서 MRI를 찍기로 했다"라며 "입원 준비해서 오후에 오라길래 가서 입원했는데 알고보니 오전에 병원직원 중 확진자가 있었다"고 황당해 했다.

이어 "확진자가 있었는데 입원 예정인 환자에게 고지도 안해주고 보건소 방역한다고 환자들을 우루루 피하게 하는데 어이가 없었다"면서 "아무리 돈을 버는게 중요해도 양심없는 처사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천안을 도와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현재 2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충남도와 천안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들은 처음 '줌바 수강생'들로부터 시작돼 2차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1일 확진 판정을 받은 2살짜리 남자아이 등은 부모에 의한 2차 감염으로 추정된다.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한 천안·아산지역 코로나19 초기 확진자들의 특징은 피트니스센터와 줌바 교습소와의 연관성이 컸다. 이를 방증하듯 대부분 확진자가 30∼40대 여성에게 집중됐다. 하지만 지난달 29일부터 조금씩 다른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남성 확진자가 조금씩 늘더니 급기야 10대 이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것이다. 천안지역 줌바강사 이전의 바이러스 전파자를 찾지 못한 보건당국은 지역사회 2차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9일 확진 판정을 받은 21세기병원 의료진(37·남)도 줌바 수강생인 부인(28일 확진)과 관련됐다.이날 발생한 10대 확진자들도 대부분 부모에게서 2차 감염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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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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