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찾아’ 박민영, 외롭고 외로웠던 해원을 진정성 있게 완벽 표현

입력 2020-03-03 17:54   수정 2020-03-03 17:56

‘날찾아’ 박민영 (사진=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박민영의 열연이 시청자들을 울렸다.

배우 박민영이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이하 ‘날찾아’)’에서 목해원 역을 맡아 상처를 숨기고 무덤덤해지는 인물의 섬세한 심리 표현으로 호평받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3화에서는 해원이 왜 그토록 보영(임세미 분) 이야기에 날카롭게 굴었는지 밝혀졌다. 음악을 좋아하던 소녀였던 해원의 일상이 변한 것은 엄마가 아빠를 살해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부터였다.

서울에서 쫓기듯 북현리로 내려온 해원의 마음은 추웠지만 보영(임세미 분)을 만나면서 점차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학교에 해원이 살인자의 딸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애써 찾은 평온함이 깨진다.

이에 해원은 믿었던 보영이 자신을 배신했다 생각하고 절망한다. 오해라는 보영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소문을 들은 아이들은 점점 해원을 조롱하는데 서슴없었다. 이에 해원은 맞서 싸움을 벌여 급기야 외할머니가 학교로 찾아왔다. 피해자는 해원이지만, 가해자 학생들은 반성이 없었다.

학부모들 앞에 무릎 꿇은 외할머니를 보며 소녀 해원의 만감이 교차했다. 손녀가 무사히 졸업하길 원한 외할머니는 잘못했다 빌라고 했지만 해원은 폭발했다.

“알지도 못하는 얘기를 퍼트리고, 내 책상에 낙서하고 신발에 먹다남은 과일 넣어두고 체육복 숨기고 버렸다”라고 말하는 해원의 목소리가 떨렸다.

또 “검사나 판사들도 나한테 벌을 주지 않았는데 죽어버린 우리 아빠도 나보고 잘못했다 하지 않았는데 쟤들이 무슨 자격이 있다고 나를 비난하고 손가락질하는지 이상하다”고 말하며 울음을 애써 삼키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성인이 된 후 다시 북현리로 도망치듯 돌아온 해원은 심경이 복잡하다. 보영 이야기를 들으니 떠오른 10년 전의 상처, 서울에서 일하며 겪은 모멸감, 몸이 아픈 것이 분명한데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는 이모에 대한 서운함 등, 성인이 된 해원에게도 해결할 마음의 숙제가 연속이다.

그때마다 은섭은 “평생 고민을 말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혼자인 게 가족보다 더 좋은 사람. (명여)누나는 그런 사람 아닐까”라고 실마리를 주는가 하면, 늑대에게 은빛 눈썹을 받은 소년이 사람들의 진심을 보고 진짜 좋은 사람만 있는 곳을 찾아 헤맸지만 아무 곳에도 없었다는 전설을 말해주며 해원의 마음을 녹였다.

어두컴컴한 밤, 은섭이 홀로 산에 갔다는 소리에 해원은 덜컥 가슴이 내려앉고 손전등도 없이 해원은 은섭을 찾아 달려갔다. 길도 모르고 무섭지만 그만큼 은섭을 잃을까 두려운 해원의 마음이 절절하게 표현되는 장면이었다.

산을 헤메다 은섭과 마주친 해원은 안심해서 눈물을 보였다. 자존심을 지키려 눈물을 삼켰던 10년 전과 다르게, 해원은 은섭을 꼭 끌어안고 어린아이처럼 펑펑 울었다.

해원이 지닌 외로움의 무게가 시청자들에게 전해지는 것은 물론 앞으로 펼쳐질 해원과 은섭의 서정 멜로를 기대하게 만드는 명장면이었다.

박민영은 외로움과 눈물을 삼켜야했던 어린 해원의 심리 상태와 둑이 터져나오듯 눈물을 흘리는 현재 해원의 심경을 박민영이 섬세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몰입을 극대화했다. 은섭을 절박하게 찾던 눈빛 연기 역시 호평 받았다.

한편,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에 방송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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