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옥중서신 보낸 박근혜…'거대 야당' 수장 황교안에 힘 실어주나

입력 2020-03-04 16:58   수정 2020-03-04 17:01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옥중서신을 발표한 것을 두고 시점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보수 분열이 본격화하기 전 표심을 단속하고 통합을 강조하려는 해석이라는 말이 나온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중서신을 대독했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 후 메세지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하지만 저의 말 한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 올 수 있단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라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 있고 국민의 삶이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다"면서도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고 언급했다.

또 "나라가 매우 어렵다. 서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며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총선을 40여일 앞둔 시점에 박 전 대통령이 옥중서신을 보낸 것은 보수 분열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현재 미래통합당은 공천이 진행되면서 잡음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3일 정통 보수를 표방한다고 주장한 자유통일당과 우리공화당이 합당해 자유공화당으로 재탄생했다. 김문수 대표와 조원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를 되찾고 다시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하나가 됐다"며 "문재인 정권 심판의 첫 관문은 이번 총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통합당을 겨냥한 출사표라는 평가가 더 많다. 조 대표는 "통합당이 자유우파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분열할 것이냐 통합할 것이냐, 연대를 통해 자유우파 국민이 하나가 될 것이냐, 거짓 탄핵의 강을 건널 것이냐는 통합당이 판단할 일"이라고 통합당을 겨냥했다.



여기에 그동안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린 국회 최다선(8선) 서청원 무소속 의원도 자유공화당 상근 상임고문으로 합류해 힘을 보탰고 공천에서 배제된 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를 작심 비판한 김순례 의원도 자유공화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다른 강경 보수성향인 친박신당에는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홍문종 의원이 세몰이에 나섰고, 한국경제당의 경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통합당 정종섭(대구 동구갑) 의원이 관여하고 있다는 말도 돌고 있다.

이같은 보수 분열의 움직임은 통합당의 영남권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 이후에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당 낙천자들이 대거 합류할 수도 있어서다.

야권 관계자는 "보수 분열에 대해 우려하는 국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메세지는 큰 힘"이라며 "거대 정당이 어디겠나, 더 이상의 분열은 안된다. 보수 통합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5년 등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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