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지의 Global insight] '괴짜' 머스크가 화성 이주 프로젝트 추진하는 이유는

입력 2020-03-06 17:54   수정 2020-03-07 02:59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신기술에 빠져 있는 ‘괴짜 억만장자’로 불린다. 전기자동차를 비롯해 우주탐사, 태양광, 뇌 이식 등 관심 분야도 다양하다. 그런 그가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신기술이 하나 있다. 바로 인공지능(AI)이다.

머스크 CEO는 2001년부터 ‘화성 식민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구 종말에 대비해 인류의 화성 이주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AI가 지구를 장악할 때를 대비한 백업 플랜”이라고 했다. 또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AI는 인간 문명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AI 기술의 발달 속도를 보면 머스크 CEO가 두려워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AI가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이 나온 건 2010년이다. 2011년 IBM의 AI 왓슨이 미국 유명 퀴즈쇼 제퍼디에 나오고, 2016년 AI 알파고가 세계 바둑의 강자인 이세돌 프로를 이겼을 때는 그저 놀라움만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AI는 제조, 자동차 등 다른 산업과 융합하며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예컨대 AI를 에너지 분야에 적용해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수준의 획기적인 에너지 효율에 도달하는 식이다. 구글이 개발한 AI 딥마인드는 2016년 구글의 데이터센터 냉각 효율을 40%나 높였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세계 AI 시장 규모는 2016년 78억달러에서 내년 522억달러로 커진다. 연평균 성장률이 34%에 달한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트랙티카도 2016년 6억4300만달러인 글로벌 AI 시장이 2025년 368억달러로 수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류가 오랜 기간 연구성과를 내지 못한 분야에서도 AI는 크게 활약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수년간 치사율이 25~90%에 이르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약 개발을 시도했지만 신약 후보군 발굴조차 못했다. 그러나 2017년 AI 기반 신약개발 업체 아톰와이즈는 단 하루 만에 신약 후보군을 발굴했다. 신약개발, 신소재 등의 분야에 AI를 활용하면 개발 시간을 크게 단축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AI산업 성장에는 각국 정부 지원과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의 역할도 있었지만, AI 스타트업의 기여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지난 3일 발표한 2020년 세계 100대 AI 기업 중 열 곳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이었다.

CB인사이트는 올해로 4년째 세계 100대 유망 AI 스타트업을 선정하고 있다. 특허, 비즈니스 관계, 투자자, 시장잠재력 등을 바탕으로 세계 5000여 개 스타트업 가운데 100개를 뽑는다. 이들은 헬스케어, 소매, 금융·보험 등 15개 산업에 걸쳐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다.

유망 AI 스타트업 100곳은 모두 13개국에 속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AI 기업이 65%를 차지했다. 유니콘 AI 기업인 페어와 버터플라이네트워크, 데이터로봇 등이 모두 미국 기업이다. 캐나다에선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자나두,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인베디아, 신경망 관련 AI 개발업체 디플라이 등이 선정됐다. 영국 기업 8개, 중국 기업 6개도 리스트에 올랐다. 아쉽지만 한국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AI산업을 둘러싼 범국가적 규제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AI 규제와 장려책을 담은 EU의 디지털 시대 전략을 내놨다. EU 집행위는 “유럽은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는 AI 시스템에서 세계 리더가 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AI 체계를 만들기를 원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AI 칩을 모든 기기에 적용하는 상용화 시기를 2024년이라고 점친다. 머스크 CEO는 2024년까지 인간을 화성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계획대로라면 AI 상용화든, 인류의 화성 점령이든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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