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지고 OTT 뜨고…코로나19 여파에 '넷플릭스·왓챠' 리모컨 잡았다

입력 2020-03-05 11:47   수정 2020-03-05 11:51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극장가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영화업계와 달리 넷플릭스·왓챠플레이 등 OTT 업체 콘텐츠를 시청하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틀간(2월29일~3월1일) 영화관을 찾은 전체 관객은 28만5600여명으로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탓이다. 직전 주말(50만5100여 명)보다도 관람객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영화관 대신 사람들은 안방극장 리모컨을 잡았다. 지난 주말 국내 OTT 왓챠플레이의 시청 시간은 전주보다 19.8%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직전 주말인 1월19일과 비교하면 36.8% 급증한 수치다.

글로벌 OTT 대표주자인 넷플릭스의 국내 이용량도 껑충 뛰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넷플릭스의 일간 온라인 정보량은 5070건으로 1주 전 통계(3948건)에 비해 28.4% 늘었다. 연구소가 뉴스·블로그·유튜브·트위터·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12개 채널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소는 "넷플릭스의 일별 정보량은 지난달 15~22일 사이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으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200명 안팎으로 늘면서 동반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염병이나 재난과 관련된 콘텐츠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SK텔레콤과 지상파3사의 연합 OTT 웨이브에서는 지난달 재난 영화 평균 시청시간이 코로나 사태 전보다 403% 증가했다. 이번 사태와 유사한 상황을 그렸다고 평가받는 재난 영화 '컨테이젼'의 경우 시청시간이 무려 6631% 폭증했다.

뉴스 속보 시청을 위한 라이브 서비스 시청량도 급증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 기준으로 전후 6주간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라이브 방송 시청량은 16.4% 늘었다. 웨이브 관계자는 "국민들 불안감이 커지면서 뉴스 속보 시청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넷플릭스, 왓챠 등 OTT들은 이달 킬러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이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한국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 시즌2'를 필두로 '스펜서 컨피덴셜' '어글리 딜리셔스' 등 3월에만 55편의 오리지널 TV 시리즈,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달보다 15편 늘었다. 왓챠플레이도 3월 첫 주에 '연애의 발견' '미성년'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반면 영화업계는 관객 급감에 신작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한 채 끙끙 앓고 있다. 3~4월 개봉을 추진했으나 아직 개봉 날짜를 확정하지 못한 영화만 50편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배급사는 영화 개봉을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로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OTT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OTT 유료 가입자와 시청시간이 꾸준히 늘고 있다.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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