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일상이 된 재택근무…서버용 D램 시장 달아올랐다

입력 2020-03-05 17:16   수정 2020-03-06 02:2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재택근무 실험이 시작됐다.”

지난달 CNN은 “아시아 오피스의 책상은 텅 비어 있고, 전화기는 조용하다”며 “기업들은 지금의 이 예상치 못한 재택근무 실험을 장기적으로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주요 도시에 있는 대기업의 60% 이상이 춘제(중국 설) 연휴 이후 지금까지 사무실 문을 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뿐만이 아니다. 미국 SNS 업체 트위터는 지난 2일 전 세계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강력하게 장려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지시한 미국 대기업은 트위터가 처음이다.

클라우드 수요 폭발적 성장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인 재택근무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과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까지 재택근무를 장려하면서다. 기업들의 근무 방식 변화는 코로나19 사태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서버용 반도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재택근무를 위해서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수적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LG CNS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주요 기업이 잇따라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회사 외부에서도 서버에 원활하게 접속할 수 있도록 트래픽을 확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엔 3만 명의 직원이 사내에서 서버에 접속하고 1000명가량만 회사 외부에서 접속했다면 지금은 3만1000명이 모두 집에서 서버에 접속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서버 업체들의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서버용 D램 가격(32GB 모듈 기준)은 116달러로 전달에 비해 6.4%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회복되기 시작한 북미 클라우드 고객(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페이스북)의 서버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오던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클라우드 고객의 수요도 살아나고 있어서다. 중국 원격근무용 통신 서비스 앱 시장은 텐센트의 ‘위챗 워크’와 ‘텐센트 미팅’, 알리바바의 ‘딩톡’, 바이트댄스의 ‘페이슈’ 등이 장악하고 있다.

지갑 여는 中 서버 기업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과 재택근무가 늘어나자 중국 고객사들이 D램 재고를 축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고객사의 재고 축적 수요가 지속되면서 2분기(4~6월) 서버용 D램 모듈 고정거래 가격은 1분기보다 19~21%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도 “한 대형 클라우드 고객사가 2분기 서버용 D램 모듈 계약 가격을 기대치보다 훨씬 높은 145달러 수준에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고객사의 물량 확보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비(非)대면 업무를 위한 클라우드 투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원격근무용 통신서비스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2.4% 성장해 2024년에는 490억위안(약 8조3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고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2분기 PC용 D램과 모바일 D램의 가격 상승폭은 당초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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