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도 없다"…봇물 터진 '자발적 휴업', 자영업 '시련의 봄'

입력 2020-03-09 11:25   수정 2020-03-09 11: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7000명대로 급증하면서 자발적으로 휴업에 나서는 자영업자들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초기엔 확진자가 거쳐간 장소 주변만 휴업에 나섰지만,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요구가 거세지면서 소위 '먹고 마시는' 외식 자영업 시장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음식점 및 카페, 운동 휘트니스 센터 등 온갖 자영업들이 임시 휴업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5500명을 넘은 대구에서 불막창집을 운영하는 40대 사장은 "코로나19로 배달이라도 늘어날까 기대했지만, 홀도 물론이고 배달 주문도 이상할 정도로 없다"며 "가게 문을 여는 게 손해라는 결론이 나와서 7일부터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배달 음식 비용 부담을 느낀 서민들이 늘어탄 탓으로 분석된다. 끼니를 간단히 집밥으로 해결하는 '밀키트' 관련 온라인 매출이 급증한 게 이를 방증한다. 5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3일까지 밀키트 판매량은 전월 대비 604% 급증했다. 전년 대비로는 310% 늘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심플리쿡의 판매 매출도 전월 동기 대비 182.5% 늘었다.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의 개학이 오는 23일로 재차 연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에서 5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사장도 "강동구 송파구에서 확진자가 늘어난다는 소식에 잠시 휴업한다는 문구를 가게에 붙였다"며 "5년 동안 주말이나 명절에도 쉰 적 없었는데, 카페 특성상 홀 손님이 많아 어쩔 수 없이 임시 휴업을 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대구 금호지구에 있는 맥주 노가리 가게도 기한 없는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휴업 후 4일 문을 열 예정이었지만 오히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연장 결정을 내렸다. 사태가 안정화되면 3월 중 오픈할 계획이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어반레시피 운림점은 15일까지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휴업 기간 동안엔 소독 및 방역에 철저하게 나설 계획이다.

사회관계망(SNS)과 온라인 커뮤니티엔 이처럼 전국 각지에서 휴업을 알린 가게들 소식이 넘친다.


봄철 나들이 성수기를 앞둔 전국 주요 관광지 상황도 마찬가지다.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선창횟집도 당분간 휴업한다고 공지했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카페 계류리 예술창고는 31일까지 휴업한다. 나들이족들이 찾는 갤러리 카페였지만, 코로나19로 고객들이 끊기면서 결정한 것이다.

서울 북촌마을에 있는 곱다 한복체험관은 무기한 휴업을 결정했다. 휴업 기간 동안 한복수선과 한복리폼에만 나설 방침이다.

휘트니스 센터를 비롯해 각종 운동시설도 자진 휴업에 나서고 있다. 경남 김해시에 있는 지오스포츠는 지난 6일까지였던 임시휴업 기간을 28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에 위치한 이지댄스 서면점은 22일까지 휴원 기간을 연장했다. 전날까지 임시휴원을 지정한 데 이어 휴원 기간을 재차 늘린 것이다.

헤어샵이나 네일·눈썹관리·왁싱 등을 하는 뷰티샵도 임시휴업에 속속 나서고 있다. 울산에 있는 다이아브로우는 23일까지 임시휴무를 결정했다. 휴무 기간에도 상담 문의는 받도록 했다. 경기도 천안에 있는 에스투네일은 10일까지 임시휴업하고, 서울 광진구의 네일은뭐하게도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유흥 시설도 코로나19 확산에 멈춰섰다. 서울에 있는 강남 텐션 클럽은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강남에 있는 다른 클럽인 플렉스 서울도 임시 휴업에 나섰다. 부산의 부스트언더라운지도 11일까지 휴업한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서울 홍대입구 클럽은 12일까지 자율적 휴업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이 휴업에 나서는 또 다른 이유는 매출이 감소하고 있어서다. 한국갤럽이 최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자영업 종사자의 90%는 코로나19로 최근 한 달간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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