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예방 특효' 소문에 동난 구충제

입력 2020-03-12 15:38   수정 2020-03-13 02:59

구충제가 암 치료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약국 곳곳에서 구충제 품절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면역력을 키운다”는 목적으로 구충제를 날마다 복용하는 등 약물을 남용하는 유튜버도 등장했다. 구충제를 확보하기 위해 일부 소비자는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태국 등 해외에서 ‘직구(직접구매)’하는 실정이다.

12일 봉천동 서울대입구역 인근 약국 12곳 중 구충제 재고가 있는 곳은 두 곳에 불과했다. 이들 약국에 온 사람 중 일부는 마스크 두 장과 함께 구충제도 구매했다. 약국들도 구충제를 마스크가 쌓인 상자 뒤편에 진열해 손님 주문에 바로 응대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B약국의 한 약사는 “구충제를 10개 이상씩 사겠다는 손님도 있다”며 “사재기나 남용 우려가 있어 복용 인원과 계획을 확인한 뒤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구충제 품귀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이 ‘암 치료에 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알벤다졸 등 인체용 구충제까지 동나기도 했다. 니클로사마이드 등 구충제에 쓰이는 일부 성분이 ‘메르스 바이러스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구충제가 다시 주목받았다.

일부 유튜버는 ‘니클로사마이드나 이와 비슷한 성분이 담긴 구충제가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이나 구충제를 날마다 복용하는 영상을 올렸다.

태국, 베트남 등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에선 니클로사마이드 성분이 담긴 구충제를 판매 중인데, 소비자가 원하는 수량만큼 주문이 가능해 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통해 코로나19에 효과가 입증된 약은 아직까진 없다”며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기 위해 여러 성분을 시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입증되지 않은 효과를 기대하고 구충 외 목적으로 구충제를 사용해선 안 된다”며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통해 구충제를 남용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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