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水 입소문 난 '전해수기'…소독효과 논란

입력 2020-03-12 17:30   수정 2020-03-13 02:2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길어지면서 전해수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집에서 간편하게 살균수를 만들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손 소독제의 대체재로 떠올랐다. 그러나 출시한 지 얼마 안 된 제품이어서 정확한 안전 지침이 없다 보니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 불안해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전해수기의 인체 위해성 평가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불티’나게 팔리는 전해수기

12일 G마켓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환자 발생 직후 50일(1월 20일~3월 9일)간 전해수기 판매량은 직전 동기(12월 1일~1월 19일) 대비 380% 증가했다. 11번가에서도 최근 1주일간 전해수기 판매량이 평소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했다.

전해수기란 수돗물에 전기자극을 가해 살균수(차아염소산수)를 만들어주는 제품이다. 최근 온라인은 물론 약국에서도 손 소독제를 구하기 어렵자 가정에서 살균수를 직접 만들어 쓰려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독, 살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20만~30만원대 고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부분 브랜드 제품이 품절 상태”라고 말했다.

청담코퍼레이션(바우젠), 해요 등 전해수기 판매업체들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뒤늦게 이 시장에 뛰어든 중소기업이 생겨날 정도다. 소비자들은 주로 현관 문고리나 택배상자, 밖에 다녀온 뒤 벗어놓은 옷가지 등에 살균수를 뿌리는 용도로 전해수기를 사용하고 있다.

청담코퍼레이션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자체 실험한 결과 일반 대장균 같은 미생물부터 곰팡이균이나 폐렴균 같이 쉽게 죽지 않는 강한 미생물까지 99.9% 살균한다는 성적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코로나 살균 효과 크지 않아”

전해수기 판매량은 껑충 뛰었지만 안전성 문제는 남아 있다. 최근 시장에 등장한 제품이다 보니 아직 정확한 안전 기준이 없어서다.

제조업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사용법에 대해 고지한 대로 살균수의 치아염소산 농도를 200ppm 이하로 맞추는 제품이기 때문에 인체에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필요해서 사용하긴 하지만 정말로 무해할지 염려스럽다’, ‘소독 효과에 의문이 든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환경부는 시중에 팔리고 있는 전해수기의 유해성 평가를 올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살균수가 과연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데 얼마나 유용할지도 논란이다.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는 “최근 질병관리본부는 ‘다중이용시설 소독지침’을 발표하고 코로나균을 살균하기 위해선 차아염소산의 농도가 1000ppm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최대 200ppm 농도로 만들어내는 전해수기 살균수로는 실제 코로나균 박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장균, 곰팡이균 등에는 효과가 있지만 코로나균에는 적합하지 않은 농도라는 얘기다.

환경부는 락스를 희석해 쓰는 방법을 추천했다. 보건용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뒤 5% 락스를 50배 희석한 물(농도 1000ppm)로 가구 등의 표면을 닦는 게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 환경부는 “소독제를 분사하는 소독 방법은 적용 범위가 불확실하고 오히려 감염성 물질이 공기 중에 떠다니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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