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떨어진' 은행株 바겐세일 기회?

입력 2020-03-18 17:28   수정 2020-03-19 02:43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다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 진입으로 시중은행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은행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구조적으로 악화할 것이란 전망에 은행주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시가총액/순자산)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주가 수준은 여러 가지를 감안해도 지나친 과매도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한 의미 있는 은행주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0.2배 수준까지 떨어진 PBR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DG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8개 상장 은행지주의 시가총액은 43조9220억원으로 최근 열흘간 10조원 넘게 증발했다. 이 기간 은행주 중 시총 감소폭이 가장 큰 신한지주와 KB금융은 각각 3조원가량 쪼그라들었다.

은행주가 급락하면서 평균 PBR은 사상 최저 수준인 0.24배까지 하락했다. 지난해엔 0.4배를 웃돌던 수치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말 기준 은행 총자본이 178조원인데 현재 시가총액은 44조원 수준”이라며 “은행 주가가 이론적으로는 순자산가치 중 약 134조원의 잠재손실가능 금액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주는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보였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로 낙폭이 확대됐다. 글로벌 공급·수요 위축에 따른 실물 분야 충격이 금융위기로까지 전이될 것이란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제로금리’로 은행업 비즈니스 끝났다?

여기에다 국내 기준금리가 역대 처음으로 0%대에 진입하면서 예대마진을 기반으로 한 은행업 비즈니스는 사실상 끝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까지 나왔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내리면서 시중금리도 지속적인 하락이 예상돼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감소가 불가피하다. 하나금융투자에서는 이번 금리 인하로 은행들이 세후 6200억원에 달하는 순이자이익 감소를 볼 것으로 추정했다.

신용 리스크 우려가 주가에 크게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 현금 흐름이 막힌 기업과 자영업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져 은행 대손비용도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증권사에서는 은행주 목표주가를 전반적으로 10~17% 하향 조정했다. 올해 8개 은행의 순이익 추정치도 1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과도한 저평가…매수 기회?

은행주의 추락에 각 은행 경영진이 회사 주식을 매입하며 주가 부양에 나서는 모습도 나타났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11일 BNK금융지주 주식 2만18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우리금융그룹의 손태승 회장과 이원덕 부사장, 박경훈 부사장, 신명혁 부사장 등 경영진은 회사 주식 총 1만1782주를 사들였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도 4일 회사 주식 1만 주를 매입했다.

투자업계에서는 각종 악재를 감안해도 현재 은행주의 가격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분석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은행의 시가총액은 기준금리 0%로 산정한 내재가치로도 20~40% 수준에 불과하다”며 “주가에 반영된 은행 부실채권비율(NPL)도 10배 넘게 책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욱 연구원도 “예상 가능한 이익 훼손 폭보다 주가 낙폭이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주가 하락으로 배당주로서의 매력은 높아졌다는 시각도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8개 은행지주의 평균 주당 배당금(DPS)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겠지만 올해 평균 배당수익률은 8%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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