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코로나發 실업대란' 몰아친다

입력 2020-03-20 17:24   수정 2020-10-16 19:01


세계 각국에 실업대란 공포가 닥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상당수 기업이 생산과 영업을 중단하면서 대량 해고에 나서거나 휴가를 보내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코로나19 충격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많은 실업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노동부는 3월 둘째주 미국 전역의 실업수당 청구자 수가 전주 대비 7만 명(약 30%) 증가한 2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5개 주(州)의 셋째주 실업수당 예비청구 건수가 62만9899건에 이른다고 이날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초 50개 주 미국 전역에서 1주일간 65만 명이 실업수당을 청구한 것과 비교하면 당시의 몇 배가 될 것으로 NYT는 내다봤다.

미국에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호텔, 항공, 여행업 등의 기업이 수백~수천 명씩 직원을 줄이고 있다. 유럽에서도 노르웨이항공이 직원의 90%인 7300명을 일시 해고하는 등 대량 해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에도 ‘감원 칼바람’이 닥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45세 이상 직원 26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만도는 최근 전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절차에 들어갔다.

ILO는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에서 실업자가 2500만 명가량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늘어난 실업자는 2200만 명이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0일 오후 10시(한국시간) 기준 25만3960여 명으로 하루 동안 3만 명 넘게 증가했다. 사망자도 하루 새 1100여 명 늘어 1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이탈리아의 사망자는 3405명으로 중국(3248명)보다 많아졌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항공·車·외식업 '셧다운'…금융위기 때보다 더한 '대량실업' 본격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호텔에서 6년 전부터 레스토랑 종업원으로 일하던 니콜라스 하비에르 씨는 지난 16일 밤 해고를 통보받았다. 샌프란시스코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7일부터 3주간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자택 대피’ 명령을 내리면서 호텔이 영업을 중지한 탓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에서 레스토랑 호텔 카지노 등이 문을 닫으면서 실업대란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뛰어넘어 대공황 때의 실업이 발생할까 우려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3월 8~14일) 실업수당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7만 명(약 30%) 증가해 28만1000명(계절조정치)으로 집계됐다. 허리케인 하비로 기업 활동이 잠시 마비됐던 2017년 9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한 주 동안 7만 명이 늘어난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에도 없던 일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하지만 이 수치조차 다음주 26일 발표될 수치에 비하면 별 게 아닐 수 있다”며 “이번주 15일부터 15개 주에서 청구된 예비 청구 건수가 모두 62만9899건이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에선 이번주 19만 건이 보고돼 지난주(5만8000여 건)보다 네 배 가까이 늘었고, 오하이오에서는 7만8000건이 신청돼 전 주(7000여 건)의 열 배가 넘었다.

최근 20년 새 청구 건수가 가장 많았던 2009년 초 미국 전역에서 65만여 건이 신청됐던 것을 감안하면, 오는 26일 전례없는 수치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저스틴 울퍼스 미시간대 경제학과 교수는 NYT 기고에서 “통상 침체 때 경제는 몇 달에 걸쳐 둔화되고 해고도 몇 개월에 걸쳐 증가한다”면서 “그러나 이번엔 각 지방정부 명령으로 수많은 사업이 한꺼번에 폐쇄돼 실업이 몇 주 만에 폭발적으로 늘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레스토랑업계는 최근 백악관에 4550억달러의 구제금융 패키지를 요구하며 “지원이 없다면 1560만 개 일자리의 절반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케빈 해싯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이달(3월)에만 새로 발생하는 실직자가 1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며 “코로나발(發) 대공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여행협회는 일자리 460만 개가 없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16일 실업률이 20%까지 치솟을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급히 무마하기도 했다. 20%의 실업률은 1929년 시작된 대공황 때의 25%를 떠올리게 하는 수치다. 미국의 2월 실업률은 3.5%(약 570만 명)였다.

코로나19 충격을 먼저 맞은 중국은 지난 2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이 모두 급락하면서 도시 실업률이 6.2%로 치솟았다. 1월에는 5.3%였다. 이를 역산하면 약 467만 명의 실업자가 추가로 발생한 셈이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영국 저비용항공사 플라이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2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스페인에서는 자동차업계에서만 10만 명이 정리해고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8일 코로나19 여파로 세계적으로 25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실업자가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200만 명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다. 이로 인해 올해 말까지 적어도 8600억달러, 많으면 3조4000억달러의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각국 정부는 실업대란을 막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미 정부는 미국인에 대한 직접 현금 지급 5000억달러를 포함해 1조달러 이상의 부양책을 추진 중이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개인당 1200달러, 어린이 한 명당 500달러를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자영업자와 소기업을 돕기 위해 400억유로(약 55조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20개국(G20)의 코로나19 관련 부양책 규모만 4000조원에 이른다.

영국은행(BOE)은 18일 기준금리를 0.15%포인트 추가 인하해 사상 최저인 연 0.1%로 조정했다.

뉴욕=김현석/베이징=강동균/도쿄=김동욱 특파원/최만수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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