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 증자 연기…업황 악화에 인수 '안갯속'

입력 2020-04-01 20:24   수정 2020-04-02 01:40

항공업계 최대 인수합병(M&A)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항공업 전망이 악화한 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7일 정정공시를 통해 당초 이달 7일로 예정된 1조4665억원 규모 유상증자(제3자 배정 방식)에 대한 HDC의 주금 납입일을 잠정 연기했다. 납입일은 ‘거래종결 선행조건 충족일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의 합의 일’로 바뀌었다. 이달 24일로 계획된 신주 상장 예정일도 ‘주금 납입일 후 15일 이내’로 변경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중국에서 진행되는 기업결합심사가 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되면서 유상증자 일정이 미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HDC의 아시아나 인수 작업은 구주 매각(3228억원)과 신주 발행(2조1772억원)으로 나눠 진행돼 왔다. HDC가 유상증자로 1조4665억원을 투입하면, 아시아나항공은 이 중 1조1745억원을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지원 자금 상환 등의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주 발행 주금에 대한 1차분 납입이 연기되면서 2차분(7107억원) 납입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 전체가 뒤로 밀리는 것이다.

HDC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인수에 아무 문제는 없다”며 “HDC의 인수 의지는 확고하고 인수는 정상 추진될 것”이라고 공식 의견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HDC의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12일 HDC컨소시엄은 경쟁자인 애경그룹보다 1조원 많은 2조5000억원의 인수금액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거의 모든 노선이 중단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6580원에서 3395원으로 반토막 났다. 시가총액도 7579억원으로 HDC 인수금액의 30%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장 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써낸 HDC가 인수 자금의 10%(2500억원)를 버리고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HDC는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에 아시아나의 차입금 상환 일정 유예나 신규 인수금융 제공 등을 바라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HDC는 최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차입금과 관련해 지원 요청을 했다. 산은과 수은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5000억원을 인수했고, 한도 대출 8000억원, 스탠바이 보증신용장(LC) 3000억원을 제공해 모두 1조6000억원을 지원했다.

HDC는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위기를 겪자 산은과 수은 측에 금리 인하, 상환 연장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HDC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지원 요청을 한 바 없다”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는 “HDC의 인수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알고 있고, 반드시 거래는 성사될 것”이라며 “HDC에 대한 추가 지원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재후/임현우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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