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항공주에 물렸다…"안 팔겠다" 한 달 만에 눈물의 손절매

입력 2020-04-05 13:36   수정 2020-04-05 13:45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항공주 지분을 대거 손절매했다. 항공주에 장기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지 3주만이다. 델타, 유나이티드 등 미국 4대 항공사 주식을 모두 보유해온 버크셔는 지난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주가 평균 52% 폭락하자 약 50억달러 평가손을 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2일 델타항공 주식 약 1300만주를 주당 평균 24.19달러씩 총 3억1420만달러(약 3860억원)에 매각했다. 남은 주식은 5890만주다. 또 같은 기간 사우스웨스트항공도 230만주를 주당 32.22달러씩 총 7430만달러에 팔았다. 잔여 지분은 5130만주이다.

이번 거래로 델타 지분 11.1%, 사우스웨스트 10.4%를 보유하던 버크셔는 각각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췄다.

버핏은 1989년 항공사 US에어웨이스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 하지만 미국의 항공산업이 4개 대형사 위주로 재편되자 2016년부터 다시 사모으기 시작했다. 버핏은 지난달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항공주를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27일에도 버크셔는 델타항공 97만6000주를 4530만달러(주당 46.40달러)에 추가 매입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항공산업이 치명적 타격을 입자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하루 미국의 항공 승객은 15만명으로 작년 평균 220만명의 약 6%에 그쳤다. 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매출이 90%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항공사들은 이날 일제히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미 행정부는 그 댓가로 주식을 요구하고 있다.

지분 희석뿐 아니라 정부의 경영권 간섭도 본격화될 수 있다. 또 구제금융을 받으면 이를 다 갚은 뒤 1년 뒤까지 자사주매입과 배당이 금지된다. 현 상황을 볼때 구제금융 상환에도 최소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상당기간 배당을 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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