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서울대 교수 "원격교육 성공, 교사의 의지에 달렸죠"

입력 2020-04-06 17:48   수정 2020-04-07 00:17

오는 9일 고3과 중3 학생을 시작으로 전국 학교에서 차례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 지난달 31일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 방침을 발표한 이후 열흘 만이다. 한국은 온라인 수업 준비에 여념이 없지만 중국에선 이미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모든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교육 과정을 중국에 사는 한국인 학생에게 똑같이 가르치는 ‘재중(在中) 한국학교’의 온라인 수업은 개학을 준비하는 국내 교육계에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오현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사진)는 교육부가 서울대에 설치한 재외교육지원센터 센터장을 맡아 지난 2월 말 ‘재외 한국학교 원격수업 운영지침’ 초안을 내놨다. 중국에 있는 한국인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 준비를 돕기 위해서다. 한국 학생의 온라인 교육을 위한 최초의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교육부와 협의를 거듭해 탄생한 최종 지침은 지난달 초 중국에 있는 한국학교에 전해졌고, 국내 학교의 온라인 개학 준비에도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스마트기기가 없는 다자녀 가구나 저소득층 가정 지원을 위한 학교 단위의 원격수업 운영위원회 설치 등이 권 교수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권 교수는 그러나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사가 학생과의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인드’가 없으면 아무리 훌륭한 지침이 마련돼도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수업에선 교사가 학생의 수업 참여를 이끌기보다는 일방적인 ‘전달형’ 강의를 선호할 수 있어 우려된다”며 “교사들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상호작용을 수업의 본질로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질화’를 강조한 산업화 시대와 달리 현대 사회의 교육은 학생의 주도적인 ‘역량’을 키우는 것인데, 온라인 수업을 핑계로 전달형 강의만 이뤄질 경우 현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한국 교사들 사이에선 온라인에 강의를 공개하기 꺼리는 풍토도 있는데, 어떤 환경에서도 교사가 학생을 위한 수업을 스스로 설계하는 것은 교육자의 수업권인 동시에 의무”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기술적으로는 온라인으로도 쌍방향 수업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중 한국학교 교사들은 국내 교사들과 똑같이 쌍방향 교육 플랫폼으로 줌(ZOOM)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여기에 자료를 올리기 위한 별도의 사이트와 위챗 등 채팅 SNS를 활용하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상황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재중 한국학교에서의 수업 장면을 모니터링하면 수업에 따라 대면 방식보다 온라인 강의에서 학생 참여가 더 활발한 경향도 있다”며 “온라인이든 교실이든 학생 개개인이 필요로 하는 자질을 키워준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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