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CEO가 대세?…각광 받는 '투톱 체제'

입력 2020-04-06 17:51   수정 2020-04-06 17:53

[04월 06일(17:51)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하나의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기업들의 경영 트렌드를 보면 두 개의 태양이 각광받고 있는 듯 합니다. 두 명 이상의 최고경영자(CEO)가 기업을 이끄는 '투톱 체제'를 말하는 겁니다.

과거와 달리 하나의 사업만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워낙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위험 분산 차원에서라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죠. 특정 사업에만 의지하다 보면 실적 변동성이 커지고도 하고요.

이렇게 변하다 보니 한 명의 CEO가 기업 전반을 챙기는 게 쉽지 않아졌습니다. 업무의 전문성 측면에서도 그렇고, 절대적인 시간도 부족해지고 있거든요. 아니면 사업과 경영을 아예 분리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투톱 체제의 성과가 좋게 나타나자 이런 시스템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죠.

코스닥 상장사 브이티지엠피가 대표적입니다. 브이티지엠피는 최근 IHQ로부터 큐브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했습니다. 그러면서 신임 공동 대표로 안우형 전 서태지컴퍼니 대표, 이동관 브이티지엠피 부사장을 선임했죠. 안 대표는 제일기획 출신으로 브이티지엠피의 화장품 사업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끈 전력이 있습니다. 마케팅 경력이 풍부한 실무형 대표로 평가받습니다. 이 대표는 미래에셋대우 출신으로 금융권 이력을 바탕으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재무 라인을 챙기게 되고요. 각기 다른 장점을 지닌 대표를 내세워 기업을 중심을 잡자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SM엔터테인먼트도 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공동 대표에 이성수 음악 제작 총괄 이사와 탁영준 가수 매니지먼트 총괄 이사를 새로 선임했죠. 이 대표는 2005년에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음악 제작 등을 총괄해왔습니다. 탁 대표는 소속돼 있는 연예인들의 매니지먼트를 총괄했고요. SM엔터테인먼트 안팎에서는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받았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오리엔트정공 역시 최근 박영동 전 현대자동차 구매본부 상무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오리엔트정공의 주력 고객사인 현대차에서 구매부문 실무와 해외 공장의 원가 관리 등을 맡았던 전문가죠. 박 대표는 장재진 오리엔트정공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경영 전반을 이끌게 됐습니다.

이와 함께 LG하우시스는 지난달 말 강계웅 부사장과 강인식 전무를 대표로 신규 선임하고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강계웅 대표가 건축장식자재 사업을, 강인식 대표는 자동차소재부품 사업을 맡게 됐죠. 각 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는 게 각자 대표 체제 도입의 배경이었다고 합니다.

투톱 체제는 엄밀하게 두 명 이상의 대표가 독립적인 결재 권한을 갖는 각자 대표와 두 명 이상의 대표 모두에게 결재를 받아야 하는 공동 대표 체제로 구분됩니다. 약간의 견제가 필요한 상황에선 주로 공동 대표 체제가 선호되죠.

이런 투톱 체제를 서서히 준비하려는 기업들도 보입니다. 전자제품 제조 업체 아이에이네트웍스는 최근 정관을 수정해 '이사회 결의로 여러 명의 대표를 선임할 수 있으며 여러 명의 대표 각자나 공동으로 기업을 대표할 것을 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아이에이네트웍스 관계자는 "대표 선임의 다양성을 확대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투톱 체제로 변신한 기업들이 어떤 성과를 보여주고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면 좋을 듯 합니다. (끝)/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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