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콕' 30·40대로 미어터진다…온라인 '취미 플랫폼'

입력 2020-04-11 10:31   수정 2020-04-11 22:35


"집에 있는 김에 '디지털 드로잉'이나 배워보려고요."

초등학생 1학년, 유치원 아이를 자녀로 둔 김모씨(41)는 개학 연기로 2주째 집에 머무르고 있다. 아이들을 돌봐야하고, 재택근무로 회사에 나갈 일도 없어서다. 그는 남는 시간을 취미에 쏟기로 했다. 얼마 전 직장 동료로부터 추천받은 '취미 플랫폼'인 클래스101에서 태블릿PC로 디지털 드로잉을 배우고 있다. 김씨는 "결혼하고 5년째 미뤄온건데 이번 기회에 배우고 있다"며 "아이들도 옆에서 스마트폰으로 따라배우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직장인의 취미생활을 바꿔놓고 있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취미를 배울 수 있는 '취미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취미 플랫폼은 만화그리기나 홈트레이닝, 요리 등의 취미를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배우는 사이트다.

코로나19 이후 40대 이용자 2배로 '껑충'

취미플랫폼으로 배울 수 있는 콘텐츠는 수백가지에 달한다. 취미 플랫폼인 '클래스 101'에서 들을 수 있는 클래스는 60개가 넘는다. '탈잉'이나 '하비풀' 등 다른 온라인 취미 플랫폼도 비슷하다. '그림그리기'부터 식물기르기, 홈트레이닝 등 집에서 준비물 없이도 배울 수 있는 콘텐츠가 대부분이다. 강의료는 월 2만~4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취미플랫폼에선 업체가 직접 수소문한 전문가들이 강의를 한다. 예컨대 '디지털 드로잉'은 이름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먼저 연락이 가서 섭외되는 식이다. 취미 강의를 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들의 '인맥'을 타고 '숨은 실력자'들을 찾아내기 유리하다. 클래스101의 경우 전문가 데이터베이스도 생겼다.

취미 플랫폼 이용자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신한카드의 매출 데이터를 보면 취미 플랫폼 사이트의 지난달 이용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8%에 달했다. DIY(Do It Yourself) 키트 배송업체 2곳과 온라인 클래스 3곳, 오프라인 클래스 4곳, 소셜모임 3곳의 이용자수를 집계한 결과다. 특히 온라인 클래스의 고객은 약 8000건으로 지난달 기준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1월보다 95% 늘었다.

주목할만한 건 40대 남녀가 온라인 취미 플랫폼 이용자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전만 해도 온라인 취미 플랫폼의 이용자는 재테크를 배월보려는 20대와 30대 가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론 40대 이상 연령층도 취미 플랫폼의 주요 고객층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1월에 비해 지난 3월 40대 남녀 고객 증가율은 각각 97%, 86%에 달한다. 50대 여성도 79% 늘었다. 심지어 60대 남성도 온라인 취미 플랫폼 이용자로 등장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남는 시간 알차게"

취미플랫폼의 온라인 강의는 '재테크' 관련이 많다. 인기 유튜버인 '신사임당'이 진행하는 '스마트스토어로 월100만원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월 3만원을 조금 웃도는 강의료만 내면 스마트스토어 창업을 배울 수 있다. 수강생들의 후기글만 1만2559건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론 집에서 장시간 머무르게 된 직장인들이 재테크 뿐 아니라 '취미'를 배우려고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승아 클래스101 매니저는 "코로나19 이후론 눈에 띄게 취미 콘텐츠 수강생이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취미 플랫폼의 대세는 '홈트레이닝'이다. 클래스101에선 홈트레이닝 관련 수강생이 20% 늘었다. 직장인 정모씨(34)는 다니던 헬스장이 문을 닫자 '클래스 101'에서 종합격투기 선수 김동현이 강의하는 격투 강의를 들으며 운동하고 있다. 그는 "집에서 굳이 기구 필요 없이 할 수 있고, 운동량도 많은 격투를 택했다"며 "세계적인 선수에게 배우다보니 뭔가 다른 게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힐링용 강의도 인기다. 귀 주변을 마사지해 피로를 푸는 '이어테라피'가 대표적이다.

'디지털 드로잉'도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 드로잉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다. 17년째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다가 지난해 섭외 요청을 받아 디지털 드로잉 강사로 나선 정모씨(41)는 "3월 경부터 강의를 듣는 사람이 절반 이상 늘었다"며 "90%는 코로나19 전후로 취미생활을 배우러 들어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수요가 많은 만큼 강의도 열린다. 클래스101의 '디지털 드로잉' 카테고리에 올라온 강좌만 62개다. 오일파스텔이나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는 오일파스텔 강좌도 수요가 많아 새롭게 개설되고 있다.

강의 대신 DIY키트만 구입해 집에서 아이들과 즐기는 경우도 많다. 클래스101에선 코로나19를 전후로 DIY키트 구매가 290% 급증했다. DIY키트는 원래 옷이나 바구니를 직접 만드는 '자수공예'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캘리그라피' 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엔 '휴대용 손소독제 만들기' 키트와 '집에서 면 마스크 만들기' 키트도 순위권에 올랐다. 이승아 클래스101 매니저는 "코로나19로 개학이 늦어지면서 집에서 자녀를 돌보는 부모들 중심으로 DIY키트 구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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