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反시장·포퓰리즘 폭주 멈춰 세워야

입력 2020-04-12 18:50   수정 2020-04-13 00:06

한국은 기적의 나라다. 비참한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을 넘나드는 경제대국으로 큰 위대한 나라다. 노벨상 수상자 로버트 루카스 교수가 말한 ‘기적의 도약(miracle jump)’을 한 것이다. 유럽에 가봐도 의료나 소비 수준이 우리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게 하는 풍요의 나라다. 국민과 기업은 선수처럼 뛰고, 정부는 코치 역할을 하며 자유시장경제를 가꿔온 덕이다.

기이하게도 이런 나라가 스스로를 ‘헬조선’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로 낙인찍는다. 사회주의 추종자들이 주도 세력이 돼 번영의 기반인 자유시장경제체제를 허물고 국가 통제의 비참한 나라로 향해 가려 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가짜 이론으로 생지옥이 된 북한과 개혁·개방 이전의 중국을 눈앞에서 보고도 그들을 닮으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반(反)시장적·사회주의적 정책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52시간 근무 강제, 카드 수수료·임대료 규제, 대기업 적폐몰이, 세계 최고 경쟁력의 원전산업 파괴 등 온갖 경제 영역에서 국가가 잘못 개입하고 통제한다. 국민연금을 통한 기업 지배구조 흔들기, 부동산세의 급격한 인상, 유치원의 사실상 국유화, 자사고 폐지 등의 재산권 흔들기도 강행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신용카드, 배달 앱 사업 등에 뛰어들어 민간과 경쟁하고, 심지어 자동차 제조사까지 운영하려고 한다.

당연히 경제는 중병이 들었다. 수출은 올 1월 기준 14개월 연속 줄었고 경제성장률은 수십 년 만에 세계 평균 밑으로 떨어졌다. 기업 투자는 급감하고 기업의 해외 탈출 가속화로 작년 자본의 순해외유출은 493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정부는 고용 사정이 좋아졌다고 강변해왔지만 1월 기준 전일제 환산 근로자 수를 따져 보면 전(前) 정부 4년간 63만 명 증가, 현 정부 3년간 94만 명 감소다. 일자리 수를 부풀리려고 세금으로 만든 수십만 ‘노인 알바’ 자리가 포함된 통계인데도 그렇다. 경제침체, 고용대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에 이미 닥쳤다는 말이다.

정부는 정책 실패 탓에 경제가 나빠졌어도 좋아질 거라고 우겼다. 더는 감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자 적폐 세력과 세계 경제 탓을 했다. 이제는 전적으로 코로나19 탓이라고 한다. 말기 암환자가 심장이 멎고 사망했는데 심정지를 사망 원인이라고 하는 격이다.

이번 총선은 사회주의 지향성이 노골화되면서 포퓰리즘 광풍과 합체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여권은 토지소유권을 흔드는 강력한 토지공개념 도입, 매년 대기업 시가총액의 1% 징발이라는 사실상의 순차적인 대기업 국유화 정책을 내놨다. 정부가 뿌리는 현금 수취자가 1000만 명이 넘는 마당에 전 국민에게 매월 60만원을 준다는 공약도 냈다. ‘재난소득’이란 이름의 매표성 짙은 현금 지급 약속으로 재미를 보더니 아예 세금 살포를 정규화하겠다는 뜻이다. 급전직하하는 경제를 건져내기 위해서는 정책 역량을 기업의 도산 방지, 재난 피해자 지원에 집중해야 하건만 전 국민 대상의 빚잔치만 하겠다는 것이다.

국가부채는 올해만 100조원 증가할 것이고, 이 추세라면 10년 안에 국가부채 비율이 100%를 넘을 것이라고 한다. 경제가 위축되고 출산율도 떨어지는 터에 국가 채무를 급격히 늘리는 것은 국가부도 위험을 높이는 무책임한 행위이자 청년층과 그 후 세대에게 감당 못할 빚을 떠넘기는 부도덕한 행위다.

사회주의와 포퓰리즘의 합작으로 만든 망국의 드라마는 이미 해외에서 공연된 적이 있다. 그리스, 베네수엘라 등에서다. 전체 파이는 쪼그라들게 해도 내게 파이 부스러기라도 주는 세력에 표를 주게끔 국민을 길들인 포퓰리스트들의 작품이다. 우리 국민은 그들 국민만큼 노예 의식에 젖어 있지는 않을 것이다. 기적의 나라에서 비참한 나라를 향해 역주행하는 폭주 기관차를 돌려세울 수 있는 수준 높은 국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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