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투표 18세 고교생들…"21대 국회에 바란다"

입력 2020-04-15 17:59   수정 2020-04-16 01:35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는 사상 최연소인 18세 고등학교 3학생 학생들이 ‘한 표’를 행사했다. 선거법 개정으로 투표 가능한 나이가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올해 생일이 지났거나 16일이 생일인 고3 학생들이 유권자가 됐기 때문이다. 긴장된 표정으로 투표소에 나온 이들은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평소 모르던 당이 많아 당혹스러웠지만 내 손으로 국회의원을 뽑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며 “입시 부담, 청소년 성범죄 등을 줄여줄 수 있는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문제·성범죄 해결해주세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만 18세 유권자는 54만8986명이다. 전체 유권자(4399만4247명)의 1.2%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선거연령에서 벗어나 있던 청소년들의 관심사와 고민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표심이 갖는 상징성은 크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날 투표를 한 학생 중 상당수는 21대 국회가 교육과 청소년 성범죄에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울산 신정동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부산예고 3학년 서영우 양은 “투표를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우리 동네 발전을 위해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고를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양은 “후보자가 너무 많아 1시간 정도 공약집을 읽어봤다”며 “국회의원들이 n번방 가담자 등 청소년 성범죄자들에게 강화된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 신현고 3학년 유재휘 양은 “잘 모르는 당과 후보는 피하려고 했다”며 “생일이 지나지 않아 투표를 못한 친구들이 부러워하고 신기해했다”고 설명했다. 유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데 새로 뽑힌 국회의원들이 온라인 수업을 원활하게 하거나 등교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 오산 운천고 3학년 문병욱 군은 “교육과 교통 쪽 공약을 주로 봤다”며 “오산시에 문화시설이 많지 않다 보니 문화시설을 세우겠다는 공약도 관심이 갔다”고 설명했다.

경제·인권에도 관심

경제와 인권 문제 등을 투표 기준으로 삼은 학생들도 있었다. 서울 등촌동 등마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한 대일고 3학년 김형식 군은 “후보와 정당이 많아 실수할까 봐 긴장했는데 절차가 생각보다 간단해 무난히 투표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얘기가 많은데 내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은 싸우지 말고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경복여고 3학년 방지민 양은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와 정당을 골랐다”며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이익과 명예만 챙기지 말고 진심으로 국민을 대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조선대여고 3학년 이지민 양은 “지난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도 참여하는 등 인권에 관심이 많다”며 “인권 증진을 위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뽑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 기간 후보들의 발언 중 차별적인 발언은 없었는지도 꼼꼼히 살펴봤다”고 했다.

일부 학생은 선거연령 하향에 부정적이었다. 부산 해운대 센텀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김재호 군은 “직접 투표를 해보니 무슨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지 어렵더라”며 “아직 우리 또래가 정치적 의견을 제시하기엔 이르다는 느낌이 들었고 주변 친구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김남영/최다은/정지은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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