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잔잔하게 깊숙이 파고드는 따뜻함

입력 2020-04-18 17:28   수정 2020-04-18 17:30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사진=에이스팩토리)

JTBC ‘날찾아’가 매 겨울마다 두고두고 회자될 서정멜로의 바이블로 거듭났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서정멜로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회를 거듭할수록 무르익는 따뜻함과 인물들의 감정선은 춥고 황량한 겨울의 끝, 감성의 허기를 가득 채웠다.

‘날찾아’가 지난 8주간 담은 이야기는 세밀하고 더없이 포근했다. 어느 한 명의 이야기도 소홀히 하는 법이 없었기 때문. 얼음장 같은 해원(박민영)의 가족부터, 온정과 사랑으로 넘치는 은섭(서강준)의 가족, 더 나아가 북현리 곳곳에 숨결을 불어 넣고 있는 주민, 이장우(이재욱), 김보영(임세미), 최수정(이선희), 권현지(추예진), 지은실(양혜지) 등, 과거부터 연결되는 인물 한 명 한 명의 감정을 촘촘히 쌓아 올렸다. 섬세하고도 감각적인 연출로 면밀히 세공된 이들의 감정선은 마치 눈송이처럼 하나 둘 흩날리더니, 마침내 마음속에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시청자들을 자꾸만 찾아가고 싶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는 이 드라마가 가진 잔잔한 따뜻함에 있다. 한적한 시골마을 북현리의 들판은 너르게 펼쳐진다. 햇살에 반사된 호수면은 아름답게 반짝이고, 그 위로는 파랑새 두 마리의 활기찬 날갯짓이 일렁인다. 설명만 들어도 평화롭고 고요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그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도 따뜻하다. 해원과 은섭은 사무치게 외로웠을 상대를 최선을 다해 끌어안으며 서로를 구원했다. 따뜻하게 안아줄 서로가 있는 이들에게는 그 어떤 시린 겨울도 두렵지 않았다. 북현리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좋은 것이 있으면 그게 엄마 가게의 물건일지라도 먼저 나눠주고, 마주치면 서로의 안부를 반갑게 묻고, 퇴원한 승호(한창민)의 할아버지(이영석)를 위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나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도움을 주는 북현리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깊숙이 파고든 사람의 따뜻함에 훈훈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이처럼 ‘날찾아’는 그야말로 잔잔함의 역습이다. 폐부까지 깊숙이 파고드는 풍성하고도 섬세한 감정은 드라마를 한 편의 문학작품처럼, 한 폭의 수채화처럼 만들어 시청자들에게도 따스한 온기를 나눠주고 있다. “매 겨울마다 찾아가게 될 드라마”로 등극한 이유였다. 웰메이드 서정 멜로의 진가를 보여주며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날찾아’가 또 어떤 감성의 물결들로 유종의 미를 거둘지 남은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날찾아’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 JTBC 방송.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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