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대에도…與 "전국민에 코로나지원금"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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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4-20 17:36   수정 2020-04-21 01:37

정부 반대에도…與 "전국민에 코로나지원금" 강행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재차 공언하고 나섰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재정 여력을 고려해 전 국민에게 주되 가구당 지급 액수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기간에 여야가 전 국민에게 (코로나지원금) 지급을 약속했다”며 “추가경정예산을 최대한 신속히 수정해서 5월 초에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인순 최고위원도 “코로나지원금 100% 확대를 위해 정부가 가져온 추경안보다 3조~4조원의 예산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소득 하위 70%에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의 코로나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7조6000억원 규모 2차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전날 당·정·청 회의에서 전 국민 지급을 주장했으나 기재부는 적자국채 발행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반대했다.

야당에서도 전 국민 지급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재원 미래통합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소득 상위 30%까지 (가구당) 100만원을 주는 것은 소비 진작 효과도 없고 경제 활력을 살리는 데도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전 국민에게 지급하되 가구당 지급 액수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성환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SNS에 “당정 간 이견도 정리해야 하고, 야당도 설득해야 하니 산 넘어 산”이라며 “재정에 어려움이 있으면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80만원으로 낮추면 될 듯하다”고 밝혔다.
與 "전 국민 지급 약속 지켜야" vs 기재부 "국가 신용등급 걱정해야"
기재부, 재정건전성 감안해 소득 하위 70%案 고수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지급 범위와 규모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가 막판까지 충돌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 연설을 한 20일에도 기재부는 ‘소득 하위 70%’ 지급안을 고수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총선 때 공약인 ‘전 국민 100%’ 지급안을 관철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민주당은 전 국민 100%에 가구당 최대 100만원을 오는 5월 중순 이전에 지급해야 한다고 나섰다. 이 경우 3조원가량의 추경 증액이 필요하다.

이제 관심은 기재부가 예산액 증액에 동의하느냐 여부다. 민주당 일각에선 기재부가 동의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최대 지급액을 100만원에서 8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여당 “총선 때 약속 지켜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은 재난대책이지 복지대책이 아니다”며 “복지대책으로 잘못 생각하니까 여러 합리적 정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대책은 선별 지원인 데 비해 재난대책은 빠른 집행이 관건인 만큼 ‘전 국민 100% 지급’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21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여·야가 약속한 ‘전 국민 지원금 지급’을 실천해야 할 시간”이라며 “5월 중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최대 100만원 전 국민 지급’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채 발행에 주저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또 “정부가 빚을 지지 않으면 국민이 빚을 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총선 때 ‘1인당 최대 50만원 전 국민 지급’을 내세웠던 미래통합당은 총선 후 사분오열되는 모습이다. 조경태 통합당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야당이 과거 발목을 잡는 식으로 반대만 하는 그런 느낌이 드는 정책이나 정치는 이제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재원 통합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소득 상위 30%까지 100만원을 주는 것은 소비 진작 효과도 없고 경제 활력을 살리는 데도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며 특히 국채 발행을 통한 지원금 지급은 반대한다”고 했다.

기재부 예산 증액 거부권 행사하나

기재부는 코로나지원금은 필요하지만 ‘나랏빚 늘리기’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나라 곳간 사정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서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16~2018년 35.9~36.0% 수준이었다. 작년엔 38.1%로 뛰었고, 올해는 41.2%에 이를 전망이다. 국가채무비율이 단시간에 빨리 늘어나면 대외신인도가 훼손된다. 최악의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에 나랏돈 쓸 일이 더 많아질 것을 감안하면 재정 여력을 남겨놔야 한다”고 했다. 향후 고용대책, 국책금융기관 자본 확충 등을 위해 3차 추경이 필요할 수도 있는 만큼 코로나지원금에 재정을 다 써버리면 안 된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180석을 확보한 거대 여당으로 올라섰지만 예산 문제에선 정부 의견을 마냥 무시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국회가 예산안 규모를 증액하려면 기재부 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도 “최악의 경우 거부권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당·정이 절충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전 국민에게 코로나 지원금을 주되 △가구당 최대 지원액을 현행 100만원에서 80만원으로 내리는 방안 △소득 상위 50% 이상 가구에 대해선 지원액을 낮추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민주당도 지원 수준 조정은 협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정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전 국민 지급만 보장된다면 액수를 조금 줄이는 것은 유연하게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김소현/서민준/임도원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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