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코로나19 진앙격인 뉴욕주의 뉴욕시에서는 무작위 검사 결과 5명 중 1명이 항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확진자 수가 통계보다 10배 이상 많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다수의 '숨은 감염자'가 코로나19 감염 이후로도 별다른 증상 없이 자체적으로 항체가 생겼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약 3천명의 주민을 상대로 '코로나19 항체검사'를 실시한 결과, 13.9%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뉴욕주 전체 인구수인 2천만명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해보면 약 270만명이 감염된 셈이다. 같은날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인 26만3700여명과 비교하면 10배가량 높은 수치다.
특히 뉴욕주의 중심부인 뉴욕시의 항체 양성 비율은 21.2%로 나왔다. 뉴욕시민 5명 중 1명은 코로나19에 이미 걸렸을 수 있다는 얘기다.
쿠오모 주지사는 "3주전에 감염됐을 수 있고, 4주전 아니면 5주·6주전에 감염됐을 수 있다"면서 "이들은 바이러스에 항체를 갖고 있고 지금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결과는 19개 카운티의 40여곳의 식료품점, 대형 유통점을 찾은 주민들을 무작위로 검사한 결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지킨 사람들이 배제돼 실제보다 높은 비율이 나왔을 수 있다.
이번 검사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된 사람들은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수준이다 보니 아예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내다봤다.
오시리스 바르보 뉴욕시 보건국장도 이날 회견에서 "약 100만명의 뉴욕시민이 코로나19에 노출됐을 수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그리 놀랍지는 않다"면서 "(공식 통계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노스이스턴대 연구진들은 뉴욕시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1일, 이미 1만명에 가까운 뉴욕시민이 감염됐을 것이라는 연구 자료를 내놨다.
딩시 뉴욕·샌프란시스코·시카고·시애틀·보스턴 등 5개 대도시에서는 확진자가 23명에 불과했으나 실제로 감염된 인원은 뉴욕 1만700명, 샌프란시스코 9300명, 시카고 3300명, 시애틀·보스턴 각 2300명 등에 달했을 수 있다고 연구진들은 밝혔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코로나19로 최초 사망한 사례도 당초 알려진 것보다 20일이나 앞섰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월 6일과 17일 자택에서 숨진 2명을 부검한 결과, 2명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식적으로 미국 내 첫 사망 사례가 발생했던 2월 26일보다 20일 앞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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