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인 줄, 총알 맞은 캐디…軍 사격훈련 일제 중지

입력 2020-04-24 17:33   수정 2020-04-25 01:36

골프장에서 쓰러진 여성의 머리에서 총알이 발견돼 군 당국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육군은 전국 부대의 사격 훈련을 일제히 중지했다. 사고가 난 골프장 인근에는 군부대 사격장이 있다.

24일 육군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40분께 전남 담양군의 한 골프장에서 20대 여성 캐디 A씨가 머리에 상처를 입고 쓰러졌다. A씨는 골프공에 맞은 줄 알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사 도중 머리에서 미상의 물체가 발견돼 응급 제거 수술도 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그런데 A씨 머리 상처에서 발견된 물체가 5.56㎜ 실탄 탄두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가 난 골프장과 1.7㎞ 떨어진 곳에 군부대 사격장이 있고, 당시 개인화기(소총) 사격 훈련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산 속에 자리잡은 해당 군부대는 경계철책을 사이로 골프장과 이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수사기관과 경찰은 실탄 사격 중 탄알이 장애물을 맞고 튀었거나, 목표지점에서 벗어나 멀리 날아가는 사고가 났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사격장의 안전 조치 및 관리 실태, 구조상 문제점, 사격훈련 통제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군 당국은 해당 사격장을 긴급 폐쇄하는 한편 전 부대의 개인화기 사격 훈련을 모두 중지했다.

군 관계자는 “조사 결과 군 사격 훈련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결론 나면, 군 내부 규정에 따라 보상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락근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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