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스트' 지우개 이영진과 다른 선택한 유승호, '정의'에 대한 묵직한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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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01 08:37   수정 2020-05-01 08:38

'메모리스트' 지우개 이영진과 다른 선택한 유승호, '정의'에 대한 묵직한 울림

메모리스트 (사진=tvN)


‘메모리스트’가 정의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남기며 마지막까지 통쾌한 엔딩을 선사했다.

tvN 수목드라마 ‘메모리스트’가 지난 30일 방송된 최종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6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3.3%, 최고 4.0%를 기록하며 호평 속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tvN 타깃인 남녀2049 시청률에서는 평균 2.5%, 최고 2.9%로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지우개는 동백(유승호 분)과 같은 능력을 지닌 누나 서희수(이영진 분)였고, 동백의 비극적인 가족사는 수수께끼와도 같은 지우개 퍼즐을 완성했다. 같은 초능력을 가졌지만, 지우개와는 다른 길을 선택한 동백. 악랄한 범죄자들을 잡는 초능력 형사 동백의 거침없는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숨 막히는 반전을 거듭하며 초능력 수사극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준 ‘메모리스트’다운 엔딩은 마지막까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물했다.

이날 동백은 지우개 서희수를 통해 잊어버린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찾았다. 두 사람은 모두 기억을 읽고, 삭제하는 것은 물론 마음대로 조작할 수도 있는 초능력자였다. 서희수는 동백의 누나 성주란이었고, 동백의 본명은 성주호였다. 모든 비극은 성주란의 친구 유아영(정신혜 분)의 죽음으로 시작됐다. 성주란은 고통스러워하는 친구를 보며 기억을 지워주겠다 했지만, 유아영은 기억을 지운다고 해서 있었던 일이 없어지냐며 거절했다. 성주란에게 자신이 당한 일에 대한 녹음테이프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아영. 친구의 죽음에 슬퍼하는 것도 잠시, 장례식장에서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의 악행을 스캔하게 된 성주란은 직접 단죄하기로 결심했다.

한편 황필선 회장(이휘향 분)은 유아영이 죽기 전 친구에게 무언가를 보냈다는 사실을 알았고, 조성곤 실장(송승용 분)에게 진실을 아는 자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했다. 그렇게 동백의 어머니는 녹음테이프를 찾으러 집까지 찾아온 조 실장에 의해 살해당했다. 눈앞에서 죽음을 목격한 동백은 누나를 찾아갔지만, 그날은 성주란이 방준석 무리를 벌하는 날이었다. 누나의 참혹한 살인 현장까지 보게 된 동백은 충격에 휩싸여 스스로 기억을 지우며 모든 기억을 봉인시켰다.

동백에게 자신이 지우개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던 서희수. 그는 남매의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산산조각낸 조 실장을 직접 응징하라며 총을 건넸다. 그러나 동백은 누나 서희수와 다른 길을 택했다. 기억 스캔 초능력으로 얻은 증거들을 통해 법의 심판을 내리기로 한 것. 동백과 한선미(이세영 분)의 활약으로 이신웅 차장(조성하 분)과 황필선 회장, 방준석(안재모 분)까지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갔던 이들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히어로들은 익명성에 숨어있다’는 통념을 화끈하게 깨부쉈던 ‘메모리스트’는 세상에 알려진 국가공인 초능력 형사 동백을 통해 차별화된 초능력 수사극의 묘미를 선사했다. ‘기억스캔’ 초능력으로 상대를 단숨에 제압하는 형사 동백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허점을 파고드는 천재 프로파일러 한선미,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연쇄살인마 지우개를 추적해간 두 사람의 짜릿한 공조는 시청자들을 끌어당긴 원동력이었다. 여기에 개성 강한 원작 캐릭터에 자신만의 색을 녹여낸 배우들의 열연은 인물의 매력과 재미를 극대화했다. 강렬한 액션부터 섬세한 내면 연기까지 다채로운 동백의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해낸 유승호. 능청과 진지를 오가는 그의 활약은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뜨거운 집념을 가진 천재 프로파일러 한선미로 걸크러시 활약을 보여준 이세영의 파격 변신도 성공적이었다. 특히, 조성하, 고창석, 윤지온, 전효성, 조한철, 이휘향, 안재모 등 치밀한 대본 위에 펼쳐진 배우들의 빈틈없는 시너지는 긴장감과 유쾌한 웃음을 넘나들며 몰입도를 높였다.

동백과 지우개는 같은 초능력을 갖고 태어났지만, 고통 앞에서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다. 비극적 가족사를 가진 두 남매의 상반된 행보는 ‘정의’에 대해 되돌아보게 했다. 자신이 가진 힘으로 악인들을 직접 응징하고 단죄했던 지우개. 하지만 그의 방식은 절대 옳은 것은 아니었다. “끝까지 버티고 심연에 집어 삼켜지지 않게 나로서 남는 게 그게 진짜 강한 거라고”라는 그의 말처럼, 누군가의 기억들에 잠식당해 자신을 잃는 것이 아닌 가장 ‘나’다운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고자 했던 동백. 더 좋은 세상이 될 수 있게 멈추지 않을 것을 다짐한 동백의 모습은 뭉클함을 안겼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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