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는 탄약"…김정은 '재등장' 장소로 비료공장 택한 이유

입력 2020-05-02 10:20   수정 2020-05-02 10:22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여만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재등장 장소로 비료공장을 고른 이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세계 이목이 쏠린 상황이었던 만큼 재등장 장소를 정하는데 상당한 염두를 뒀을 것"이라고 해석이 나온다.

2일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절인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아 준공식 테이프를 직접 끊었다. '김정은 사망설'과 '건강이상설'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으로 공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대내외에서 '이상설'이 이 제기될 때마다 군부대 방문이나 정치 행사 참석 보다는 오히려 '민생 시찰' 모습을 공개해 역으로 자신의 탄탄한 입지와 리더로서의 모습을 강조하는 방식을 구사해왔다. 대내외의 시선에도 흔들림없이 '민생을 챙긴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의미다.

순천인비료 공장은 김 위원장이 올해 첫 공개 시찰 장소이기도 하다. 1월3일 미국 공습으로 이란의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하는 '참수작전'이 벌어진 후 김 위원장이 외부 활동을 당분간 꺼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불과 4일만에 자신의 현지 지도 모습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준공식에서 이같은 자신감을 반영하듯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크나큰 노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대적인 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코로나 19 사태 등으로 어려워진 절박함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장기화한 대북제재로 화학비료 수입이 어려운 데다 가축 수가 한정된 탓에 가축 분뇨를 원료로 한 퇴비 공급도 원활하지 않았다.특히 근래 몇 년간 식량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일찌감치 국경을 봉쇄하면서 식량 수급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비료의 질은 농업 생산량과 직결된다. 김 위원장은 2015년 농업시설을 참관하면서 "농업부문에서 비료는 탄약과 같고 농기계는 무장 장비와 같다"고 말하는 등 경제 부문에서 비료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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