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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주 '손절'한 워런버핏, 얼마나 손해봤을까

입력 2020-05-03 17:47   수정 2020-05-03 17:54

[05월 03일(17:47)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선한결 국제부 기자) 요즘같은 주식 시장에선 ‘투자의 귀재’도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어렵나 봅니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얘기입니다. 버핏 회장은 2일(현지시간) 벅셔해서웨이가 사상 최대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는데요. 특히 항공주를 대거 손절매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알아봤습니다.

◆버핏 회장 “항공주 전부 손절”
버핏 회장은 이날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했던 미국 4대 항공주를 지난달 중 전량 매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주식을 팔았는데요. 앞서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 주식 일부를 각각 매각했다고 알렸지만 4대 항공사 주식을 전부 팔았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버핏 회장은 2016년부터 미국 4대 항공사에 본격 투자했습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작년 12월 각 사 지분의 평가 추산액은 총 100억 달러에 달했는데요. 그렇다면 그가 이번 ‘손절’로 입은 손실폭은 얼마쯤일까요.

CNBC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아메리칸항공 지분은 10%(약 4250만주), 델타항공 지분은 11%(약 7190만주), 사우스웨스트항공 지분은 10.5%(약 5360만주)였다고 합니다. 유나이티드항공 지분은 7.6%(약 2190만주) 보유했습니다. 이를 작년 12월31일 종가로 환산하면 평가액이 약 102억5100달러로 추산됩니다.

그렇다면 올 4월 들어서는 어땠을까요. 벅셔해서웨이가 4개사 주식을 각각 4월 중 가장 고점(종가 기준)에 팔았다고 가정해도 평가 추산액이 반토막납니다. 각 사별 고점을 적용해도 지난달 벅셔해서웨이 보유 주식 평가액은 약 51억5400만 달러에 그칩니다.


예를들어 델타항공 주식을 4월 고점인 주당 27.32달러에 전량 매도했다쳐도 벅셔해서웨이가 받은 돈은 19억6430만 달러에 불과한데요. 이는 작년 12월31일 기준 평가액(42억471만 달러)의 47%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투자금 대비 4월 고점 평가추산액 차이, 최소 20억 달러
물론 벅셔해서웨이가 실제로 투자금의 반 이상을 잃은 것은 아닙니다. 2019년 12월 평가추산액이 이미 벅셔해서웨이의 진입 후 주가 상승분을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투자 원금을 고려한 손실폭은 어떨까요. 버핏 회장의 말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약 70억~80억 달러 가량을 미국 4대 항공사 주식 투자에 썼습니다. 이중 낮은 수치인 70억 달러를 투자 원금으로 쳐도 지난달 고점 기준 평가추산액과는 최소 20억 달러 가량이 차이납니다.

실제 가치 하락폭은 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벅셔해서웨이가 주식을 분할 매도하는 과정에서 지난달 고점보다 더 낮은 가격에도 주식을 처분했기 때문입니다. 벅셔해서웨이는 지난달 1~2일 델타항공 1300만 주에 대해선 24.19달러에 매각을 완료했다고 지난달 3일 알렸습니다.

버핏 회장 스스로도 이번 투자를 “실수”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업계 전망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런 상황엔 일부만 매도하는 등 반쪽짜리 조치를 하는 대신 포지션을 완전히 바꾸는게 내 원칙”이라고 말했습니다.

◆벅셔, 역대 최대 투자 손실…“전부가 실현 손실은 아냐”
벅셔해서웨이가 공개한 올해 1분기(1~3월) 재무제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순손실 497억4600만 달러(약 60조8900억원)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 투자로 인한 손실액만 545억1700만 달러(약 66조7300억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벅셔해서웨이가 545억 달러 가량을 고스란히 날린 것은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중 대부분은 보유주 평가손실액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버핏 회장의 장기 투자법에 따라 오랜 기간 버티다보면 충분히 손실폭이 줄거나, 아예 이익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날 벅셔해서웨이도 “특정 분기의 투자 손익은 통상 별 의미가 없다”며 “회계에 익숙치 않은 투자자들을 오도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버핏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미국 시장은 결국 위기를 이겨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투자자에겐 (특정 주식을 찾는 것보다) 우량기업을 모은 S&P500지수 펀드에 투자하라고 조언하고 싶다”며 “미국의 발전에 돈을 걸고 수십년간 포지션을 유지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버핏 회장은 이번 항공주 손절 사례를 통해 장기 가치 투자자의 전략이 ‘버티기’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는데요. 올 연말 벅셔해서웨이의 실적이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끝) /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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