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스팔트 위에 핀 꽃, 린지

입력 2020-05-08 14:03  


[이진주 기자]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핀 샛노란 꽃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기울면서 마음속 채워지는 무언가가 있다. 배우 린지가 이와 상당 겹쳐 보인다. 혼자서 배우 분야에 안착한 그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꿈을 향한 끝없는 열망이 있었기에 꽃봉오리에서 마침내 한껏 꽃을 피울 수 있었다. 용기와 희망으로 가득 찬 린지를 bnt가 만났다.

린지는 2013년 ‘하이스쿨 뮤지컬’을 첫 작품으로 ‘2013 한국뮤지컬대상’의 여자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광화문연가’, ‘삼총사’, ‘영웅’ 등 흥행 대작들을 거쳐 현재 국내 삼연작 ‘드라큘라’에서 ‘미나’ 역할을 맡아 섬세한 내면 연기와 매력적인 목소리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이번 화보 촬영에서 따뜻한 봄날에 햇살을 잔뜩 머금은 봄 처녀 콘셉트부터 시크하고 걸크러시 넘치는 스트리트 콘셉트, 컨트리 무드의 사랑스러운 핀업걸 콘셉트까지 그만의 생기와 분위기를 더하며 완벽 소화하는 것은 물론 수준급 표정 연기와 애티튜드로 연신 감탄을 자아냈다.

Q. 화보 촬영 소감은

“무엇보다 신경을 많이 써주신 것 같아서 감동 받았고 늘 해보고 싶었던 콘셉트들이었는데 배경부터 스타일까지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화보 사진들 정말 기대된다(웃음)”

Q. 근황

“지금은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미나’역을 맡아 여자 주인공으로 계속 활동하고 있고 조만간 활동 영역을 넓혀서 무대가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모습을 비출 것 같다”

Q. ‘린지’라는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본명(임민지)의 성이 ‘수풀 림(林)’인데 ‘림민지’를 빠르게 발음하다 보니 ‘린지’가 됐다(웃음)”

Q. ‘가스린지’, ‘전자린지’, ‘오린지’ 등 이름에서 파생된 별명들이 재밌다. 마음에 드나

“팬들이 지어줬는데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나온 별명들이라 다 좋아한다”

Q. 린지에게 뮤지컬이란

“동아줄 같은 느낌이다. 전래동화를 보면 동아줄에 의해 새로운 희망이 찾아오지 않나. 이 일을 하면서 많은 일을 겪었고 개인적으로든 일로든 잘 안 풀려도 항상 뮤지컬만큼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뮤지컬을 통해 찾게 됐고, 혼자서 개척했다는 거에 있어 굉장히 뜻깊고 소중하다”

Q. ‘페스트’, ‘오! 캐롤’, ‘광화문연가’, ‘삼총사’, ‘영웅’ 등 대작 뮤지컬에 다수 참여했다. 캐스팅 비결이 있나

“정직함에 진실성이 묻어나서 뮤지컬 관계자 측에게도 통한 것 같다. 타인의 도움을 받아 쉬운 길로 뮤지컬계에 있었더라면 지금까지 버티지도 못했을 거고 소중함도 잘 몰랐을 거다. 보기에는 순조로워 보일지 몰라도 나 역시 많은 오디션에 떨어졌고 그만큼의 실패도 겪었기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Q. 오디션에 떨어질 때면 자신감도 잃고 좌절도 겪었을 것 같다. 이럴 때는 어떻게 극복했나

“당연히 아주 속상하고 힘들었다. 물론 그만둘까 생각도 많았는데 ‘내가 아직 부족한가 보다’하고 버티고 버텨서 노력하니까 기회가 찾아오더라. 원래 마인드 자체가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라는 주의라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이득을 얻게 되면 그만큼 나도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오디션에 떨어지면 ‘이 작품은 나랑 인연이 아닌가 보다’, ‘나랑 이미지가 안 맞나보다’ 하고 조금 욕심을 내려놓으니까 얻어지는 게 있더라”

Q. 뮤지컬 ‘드라큘라’ 소개

“뮤지컬 '드라큘라'는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드라큘라 백작이 천년의 세월 동안 '미나'라는 오직 한 여인만을 사랑하는 이야기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고 국내에서는 2014년 초연과 2016년 재연을 거쳐 4년 만에 삼연으로 돌아왔다”

Q. 가수 선배인 김준수와 호흡은 어떤가

“선배님은 ‘드라큘라’ 작품을 연속 3년째 하고 계실 만큼 ‘드라큘라 장인’으로 불리시는 분이다(웃음). ‘미나’역이 트리플 캐스트로 다른 선배님들은 전부터 하고 계셨지만 나는 이번 공연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새롭게 맞춰보는 호흡이었는데도 준수 선배님께서 편안하게 적극적으로 리드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Q. ‘드라큘라’ 작품 에피소드

“엄청 아팠던 적이 한 번 있었는데 뮤지컬은 이미 스케줄과 배우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약을 먹고 무대에 섰다. 하지만 열심히 준비했어도 몸이 안 따라줘서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드리지 못해 죄송했고, 처음 보는 분들에게는 ‘저게 이 사람의 실력이구나’ 하고 단정되어 버리니까 되게 속상하더라. 그때부터 ‘몸을 더 많이 관리해야겠다’ 하고 반성하게 됐다. 또 뮤지컬은 공연 내내 마이크가 얼굴에 붙어있을 뿐 아니라 편집이 없어 다신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의 예술이기 때문에 끝까지 집중해야겠다고 느꼈고 그런 동료 배우들이 대단해 보였다”


Q. 역사 뮤지컬 ‘영웅’에서 ‘설희’역을 연기했다. 우리나라의 역사적 사건을 다루면 막중한 책임감도 따를 것 같은데 어떤 감정으로 임했나

“‘설희’역은 가상 인물이지만 여자 안중근 같은 역할로 하면서도 정말 뜻깊었다. 또 역사 공부도 다시 하게 됐고 우리나라의 역사다 보니 애국심까지 생겼다. 이전 작품인 ‘광화문연가’는 민주화항쟁 당시의 이야기가 녹아있는데 이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커졌다가 ‘영웅’을 하며 더 관심이 깊어졌다. 덕분에 배우라는 직업에 더 감사하게 생각하게 됐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과 역할

“모든 역이 다 기억에 남지만 지금 하고 있는 ‘드라큘라’의 ‘미나’ 역을 뽑아 말하자면, ‘미나’는 극 중에서 표현이 굉장히 섬세하고 어렵다. 또 쟁쟁한 배우 선배님들과 같은 역에 함께하고 있는 큰 스케일의 무대라서 잠 못 이룰 때가 많지만 그만큼 더 노력하면 멋진 미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Q. 2013년 ‘하이스쿨 뮤지컬’로 첫 뮤지컬 연기 후 한국뮤지컬대상의 여자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어느덧 뮤지컬 배우로 전향한 지 7년 차인데 탐나는 상 있을까

“어릴 때는 욕심이 많았는데 그런 거에 기대다 보면 반대로 실망을 많이 하지 않을까 싶다. 따로 생각해둔 상도 없고 마음을 비우고 차근차근히 하다 보면 언젠가 받을 날이 오지 않을까(웃음)”

Q. 해보고 싶은 역할

“‘지킬 앤 하이드’에서 ‘루시’의 넘버 중에 ‘A new life’와 ‘Someone like you’가 있다. 내가 입시 준비를 할 당시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많이 불렀던 넘버인데 나 또한 이 노래를 부르면서 무대에 있을 내 모습을 상상하며 꿈을 키웠다. 그래서 꼭 한번 ‘루시’역을 맡아 무대에서 실컷 불러보고 싶다”

Q. ‘코로나19’로 뮤지컬계도 영향이 있을까

“나도 코로나로 공연이 중지되었다가 한 달 만에 다시 공연하게 됐다. 그럼에도 마스크를 쓰고 약 1,300석이 넘는 자리를 거의 다 채워준 관객들에게 정말 감사했다”

Q. 목 관리법과 발성 연습

“‘삼총사’ 할 때 한 선배님께 선물 받은 짧은 목도리를 목에 감싸고 자고 생강차를 자주 마신다. 또 발성 연습은 공연 올라가기 2시간 전부터 목을 푸는데 역할과 상황에 맞는 얇은 톤, 두꺼운 톤 등 호흡을 2시간 30분 동안 자유자재로 대사와 노래를 같이 녹여내려면 공연 전에 충분히 풀고 훈련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머리도 쓰면 좋아지듯 몸도 훈련할수록 좋아지는 걸 알고 있어서 자연스레 부지런해지게 된 것 같다”

Q. 연기 연습은 어떻게 하나

“무엇보다 대본에 충실하려 한다. 대본 안에서 숨은그림찾기 하듯 대사에 녹아있는 감정과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비슷한 캐릭터가 있다면 관련된 영상이나 자료들을 찾아본다”


Q.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동기들 라인업이 대단하다. 가끔이라도 만나나

“하늘이(강하늘)는 내가 데뷔하기 전부터 많이 걱정해주고 조언해줬는데, 요즘 너무 잘 돼서 보기 좋다. 신혜(박신혜)도 오랜만에 보면 반갑게 맞아주고 아라(고아라)도 가끔씩 연락 온다. 다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만나면서 재밌게 지낸다”

Q. 대학 시절 엄청난 스케줄에도 3년 연속 수석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비결이 있을까

“머리가 뛰어난 편은 아니고 장학금을 목적으로 효도하고 싶었다. 활동이 없었던 시절에 수입이 아예 없었던 적이 있었는데 졸업은 아직 한참 남아있고 등록금은 비싸다 보니 부모님께 용돈은 못 드릴지언정 새는 돈은 최대한 막아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학비 절감을 위해 이동 중에도, 메이크업을 받을 때도 틈틈이 공부했는데 하다 보니 또 재밌더라. 다행히 노력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따라와 줬다”

Q. 평소 수첩을 항상 들고 다닌다는데 무엇을 적나

“나는 ‘기록하는 사람’형인 것 같다(웃음). 요즘은 잘 적지 못하는 상황들이 생기다 보니 핸드폰 메모를 이용하고 있는데 일기는 아직도 항상 갖고 다니면서 쓰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지는데 머릿속에 저장되는 건 한계가 있어 손으로도 기록하는 습관이 자연스레 생겼다”

Q. 무리한 다이어트로 몸을 혹사시킨 일이 많다고.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나

“예술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가 시작인 것 같다. 사람들 앞에서 빛나고 예뻐 보이기 위해선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덜 자고 덜 먹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했다. 또 이런 걸로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아서 중요한 일이 있으면 밥을 건너뛰기도 하는데 먹으면 오히려 속이 안 좋을 때가 많다. 운동은 필라테스를 7년째 하고 있다”

Q. 롤모델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도 인정받고 계신 조승우 선배님, 정말 팬이다. 무대면 무대, 매체면 매체 활동 영역이 넓은데 다 손색없이 소화하는 게 멋져 보여서 너무 닮고 싶다”

Q. 최근 관심사

“집에서 이층침대를 쓰는데 아래층에는 작업실 공간으로 공기 정화 식물들을 수경재배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서 ‘더 보람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최근 파를 키우기 시작했다. 오늘이 6일째인데 쑥쑥 크고 있어서 요즘은 그거 보는 재미에 빠졌다(웃음). 그래서 주변 사람들한테도 전파하고 다닌다”

Q.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

“기존에 나에 대한 색안경 없이 노래만 할 수 있는 MBC ‘복면가왕’이나 KBS2 ‘불후의 명곡’이 재밌을 것 같다. 물론 공연에서는 많이 보여드렸지만 매체를 통해서는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못했으니까 노래하는 예능에 한번 출연해보고 싶다”

Q. 최종 목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많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끔 여러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Q. 팬들에게 한마디

“예전과 지금의 나는 다르지 않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내면이 성숙해졌고 생각도 더 많아졌다. 그러면서 보이는 노래나 연기에 대해 넓은 마음으로 함께 공감해줬으면 좋겠고 발전된 모습을 꾸준히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그만큼 나도 열심히 하겠다(웃음)”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권해근
의상: 블리다, 홀리넘버세븐, 커먼유니크, 랭앤루, 꽃피는 시절, 아메노
슈즈: 바이비엘
백: 엘레강스 파리
스타일리스트: 송재영 실장
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 오예린
헤어: 쌤시크 김태선 실장
메이크업: 쌤시크 이소예 실장
장소: 펜션121, 탐앤탐스 탐스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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