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은마아파트에 무슨 일이?…주민간 소송전까지

입력 2020-05-04 08:11   수정 2020-05-04 08:56


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재건축 추진위원장과 동대표 선거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주민과 관할 자치단체인 강남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마아파트 주민 100여명은 '은마아파트 부정선거 또 발생! 대놓고 상습 부정선거'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아파트 주변을 행진한 뒤 "부정선거 막자"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했다.

이같은 갈등은 재건축 추진위원장과 동대표 선거를 놓고 재건축 추진위와 추진위에 반대하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반상회가 대립하는 데서 비롯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 임기는 지난 2월 17일 만료됐다. 하지만 새 추진위원장을 뽑지 못해 종전 위원장이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 추진위원장 선출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것은 추진위 측이 선거관리위원회를 다수결로 구성하겠다고 하자 비대위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추진위를 뽑는 선관위를 추진위 스스로 구성하겠다고 해 강남구청에 선관위를 구성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추진위 운영규정상 아파트 주민 10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구청이 선관위를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비대위 측으로부터 민원을 접수한 강남구는 재건축 추진위원장 선거와 관련해 선관위를 구청에서 선임하기로 했다는 공문을 추진위에 보냈다. 그러자 추진위원장 A 씨는 선관위를 구청이 구성해서는 안 된다며 서울행정법원에 공문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이어 본안소송도 제기했다.

집행정지 신청은 지난 4월에야 '집행정지를 할 만한 합당한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기각됐다.
그러나 본안소송이 여전히 걸려 있어 선관위 구성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선관위 구성과 관련한 소송전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비대위 측은 지난 3월 추진위원 한 명이 물러나 추진위가 100명에서 99명이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재차 강남구에 선관위 구성을 요청했다. 추진위 운영규정에는 추진위원이 100명에 미달하면 강남구가 선관위를 뽑는다는 강행규정이 있다.

그러자 A 씨는 이에 대해서도 서울행정법원에 공문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본안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집행정지 신청과 본안소송 모두 법원에 계류 중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주민 간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재건축 얘기가 20년 전부터 나왔는데 지금까지 진행된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주민들이 서로 '우리가 추진하면 잘 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대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대표 선거를 둘러싸고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은 동대표 후보자 접수 마감일이었다. 비대위 소속 주민 수십명이 "선관위를 못 믿겠다"며 입후보자 서류 심사를 방해하자 선관위 측은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출입문 차단을 시도했다.

이에 반상회 측 주민들은 용역업체 직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폭력행위 등이 일어나지 않는 한 경찰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동대표 선관위원 7명 중 대다수가 추진위에 소속됐거나 관여하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위와 동대표는 소유주가 하게 되기 때문에 양쪽 일을 모두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동대표 선거 입후보자 서류 검토는 지난달 29일 오후 5시에 시작해 자정에 끝났다. 서류 미비 등을 이유로 62명 중 13명을 걸러냈다고 한다. 투표는 오는 7일에 있을 예정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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