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주문 끊기자…GE·롤스로이스 '감원 칼바람'

입력 2020-05-05 17:14   수정 2020-05-06 00:5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항공업계가 대규모 감원 등 잇단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여객 수요 급감에서 촉발된 항공사 경영난이 항공기 제조 업체와 엔진부품 업체 등 전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촘촘하게 연결된 글로벌 항공산업 생태계가 무너지면 최대 2500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엔진부품 업체까지 대규모 감원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항공사업 부문인 GE에이비에이션은 전체 직원의 25%에 달하는 1만3000명을 연내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 말 직원의 10%를 감축하기로 했던 당초 계획보다 감원 규모를 확대했다. 데이비드 조이스 GE에이비에이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두 달간 힘겨운 비용절감 조치로 대응해왔지만 항공기 시장의 현실에 맞춰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GE는 P&W(프랫앤드휘트니), 롤스로이스와 함께 세계 3대 항공기엔진 제작사 중 하나다. 세계 19개국에서 5만2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핵심 고객인 보잉과 에어버스에서 주문이 급감하자 GE에이비에이션의 올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40% 감소했다.

앞서 롤스로이스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최대 8000명을 이달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중부 공업도시인 더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롤스로이스는 세계에서 5만2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 중 절반에 육박하는 2만3000여 명이 영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에어버스와 보잉의 중대형 기종 생산 차질에 따른 타격을 크게 받고 있다.

“항공 일자리 2500만 개 흔들”

항공기 부품업체의 생존 여부는 세계 양대 항공기 제작업체인 보잉과 에어버스의 경영 정상화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두 회사도 여객 수요 급감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항공사들의 주문 및 인수가 끊기다시피해서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일시해고 등을 통해 전체 인력의 약 10%인 1만6000여 명을 감원할 방침이다. 보잉은 올 1분기 6억4100만달러(약 785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1억5000만달러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보잉은 당장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250억달러(약 30조6000억원)어치에 달하는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유럽 최대 항공·방산 컨소시엄인 에어버스는 지난달 27일 영국 직원 3200명을 무급휴직 조치했다.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어버스는 지난달 초 가장 먼저 프랑스 직원 3000명을 무급휴직 처리했다. 이달엔 독일에서도 수천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유럽 애널리스트들은 에어버스가 보유한 현금이 이달 기준 36억유로(약 4조4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올 1분기에만 80억유로의 현금을 지출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각국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3일 “어려움이 있다면 정부가 당연히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보잉과 에어버스 정상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항공사들도 구조조정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영국 최대 국적항공사인 영국항공(BA)은 전체 임직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1만2000여 명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유럽 최대 저비용항공사인 라이언에어도 1일 전체 직원의 15%인 3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공항협의회(ACI)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달 30일 공동성명을 통해 각국 정부가 항공업계를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지원이 없으면) 항공업계와 유관산업 일자리 2500만 개가 사라질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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