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삼킨 유럽 대형축제…노팅힐카니발도 54년만에 취소

입력 2020-05-08 07:19   수정 2020-08-06 00:02

유럽에서 전 세계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대규모 축제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올 여름 유럽을 중심으로 여행제한 조치가 해제되더라도 연내 관광수요가 반등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공영 BBC는 7일(현지시간) “세계적인 거리축제인 영국의 노팅힐카니발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개최가 전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행사가 취소된 건 축제가 시작된 1966년 이래 처음이다. 축제 주최측은 “코로나19의 대유행을 감안해 행사 취소가 유일한 선택이라고 결정했다”고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노팅힐카니발은 영국 런던 서부 노팅힐 지역에서 매년 8월 말에 열리는 거리 축제다. 올해는 일요일인 8월30일과 뱅크홀리데이인 31일 이틀에 걸쳐 열릴 예정이었다. 1966년 카리브해 출신 흑인 이주자들이 전통 복장을 하고 가무를 즐기며 거리행진한 것이 축제의 기원이다. 노팅힐은 지금은 런던의 도심 중심지(1존)에 포함되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카리브해 이민자들이 많이 살던 곳이었다.

노팅힐 카니발은 해를 거듭하면서 세계 최대 축제로 거듭났다. 유럽 최대 거리축제이자 브라질의 리우카니발에 이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거리축제가 됐다. 이틀 동안 행사 참석자만 100만명이 넘는다. 축제의 경제적 효과는 연간 수천억원에 달한다.

다만 노팅힐 지역의 좁은 거리에서 이틀 동안 열리는 축제에 100만명 이상이 한꺼번에 몰리다보니 해마다 안전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노팅힐카니발을 강행했다가는 바이러스 확산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앞서 영국에선 매월 8월 중순에 열리는 세계적인 규모의 공연 축제인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도 취소됐다.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이 국제페스티벌은 매년 8월 중순부터 3주 동안 클래식음악, 오페라, 연극 등 다양한 공연이 개최되는 축제다. 매년 400만명 이상의 관광객과 2만5000여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한다.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최고 오페라 축제인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도 올해 개최가 전면 취소됐다. 주최측은 지난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행사를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만명 가량 수용할 수 있는 고대 로마시대 원형경기장에서 열리는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은 매년 여름 수십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세실리아 가스디아 예술감독은 “오는 8월과 9월에 3000명 정도의 관객들로 제한해 오케스트라와 합창 콘서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최측은 올해 축제 취소로 인한 직접적 손실만 2000만유로(264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오는 9월 19일 열릴 예정이었던 210년 전통의 옥토버페스트 축제도 취소됐다.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는 매년 전 세계 약 600만명이 찾는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다. 바이에른주와 뮌헨시는 지난달 말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축제를 여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취소배경을 설명했다. 뮌헨시에 따르면 옥토버페스트의 경제적 가치는 11억유로(1조4500억원)에 달한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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