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확진자 속출…여의도·판교까지 '발칵'

입력 2020-05-08 17:33   수정 2020-05-09 00:3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일 오후 11시 기준 최소 19명이 발생해 방역에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 6일 확진 판정을 받은 ‘용인 66번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클럽과 주점을 방문한 사람이다. 방역당국은 해당 클럽과 주점을 찾은 사람이 총 1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이태원발 대규모 집단감염’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클럽·주점 방문자 1500명

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 66번 확진자 A씨(29)는 지난 1일 밤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이태원 일대 주점과 클럽 다섯 곳을 방문했다. 0시∼오전 3시30분에 ‘킹클럽’, 오전 1시∼1시40분에 ‘트렁크’, 오전 3시30∼50분에 ‘퀸’ 등의 클럽과 주점을 찾았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A씨와 함께 이태원 클럽 등에 놀러간 경기 안양시 23번 환자도 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A씨의 접촉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날 추가로 17명의 확진자를 발견했다. 이 중 15명은 이태원 클럽 등을 방문한 사람이었다. 나머지 2명은 A씨의 직장 동료와 클럽을 방문했던 확진자로부터 ‘2차 감염’된 누나였다.

이태원 클럽에서 A씨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사람이 나오며 수도권 곳곳에서 직장 폐쇄가 잇따랐다. A씨는 경기 성남시 미금동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티맥스소프트에 근무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는 6일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다음날 다른 직원까지 확진자로 판명 나자 이날 전 직원에게 재택근무 조치를 내렸다.

성남시 판교동에 있는 게임사 엑스엘게임즈는 직원 중 한 명이 ‘안양 23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판명되자 7일 건물을 방역하고 전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안양 23번 확진자는 A씨와 이태원 클럽에 함께 방문한 사람이다. 서울 여의도의 한세실업도 직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건물을 폐쇄하고 전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정부 “개학 예정대로”

방역당국은 이들이 다녀간 클럽과 주점 등에서 확보한 명단을 바탕으로 접촉자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명단이 정확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업소의 방문객 명단으로 파악된 인원은 약 1500명에 달한다.

또한 이태원 클럽을 다녀갔던 확진자 중 한 명은 A씨가 방문했던 2일이 아니라 4~5일에 클럽에 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4~5일 방문자까지 추적해야 해 조사 대상 인원이 최소 수백 명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생활방역’을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A씨가 이태원 클럽 등을 방문한 지난 2일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기간이었음에도 방역수칙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는데, 생활방역 체제에서는 방역수칙이 더 안 지켜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8시부터 클럽, 유흥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등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해 한 달간 시행하기로 했다.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집합중지명령을 내려 시설을 폐쇄하거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되는 개학 일정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학일을 전면적으로 조정할 계획은 없다”며 “등교 시작일은 정해져 있지만, 그 날짜 후에는 온·오프라인 혼합형 수업을 하거나 원격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해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A씨가 방문했던 클럽이 성 소수자가 주로 찾는 이른바 ‘게이클럽’인 것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 이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성 소수자에 대한 비난이 커지면 접촉 의심자들이 클럽에 다녀온 사실을 숨기거나 제대로 검사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방역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방문자들이 클럽 방문 시 명부에 적은 연락처가 잘못된 경우가 많다”며 “방문자들의 자발적인 신고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남영/양길성/하수정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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