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치킨 튀기고 커피 내리고…'요리봇' 도입 확산

입력 2020-05-10 18:02   수정 2020-05-11 01:29

서울 논현동의 ‘롸버트치킨’ 1호점. 매장 내 무인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주문하면 협동로봇인 ‘롸버트’ 두 대가 작업을 시작한다. 한 로봇은 닭 토막에 튀김옷 반죽을 입힌다. 다른 로봇은 닭이 든 바구니를 받아 들어 튀겨낸다. 지난 1월 문을 연 이 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료 소진으로 일찍 문을 닫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배달과 방문 수령만 가능한 이곳을 다시 찾는 단골 손님도 늘었다.

언택트(비대면)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푸드 테크’가 확산하고 있다. 로봇, 개발비 등 초기 투자비가 높아 도입 속도가 더뎠으나 코로나19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로봇이 조리 또는 서빙을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적게 들고, 맛이 변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생적이란 게 장점이다.

‘로봇 바리스타’에 ‘치킨봇’까지

롸버트치킨을 운영하는 로보아르테는 협동로봇을 자체 개발했다. 연내 1인 경영이 가능한 치킨집 모델로 가맹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치킨뿐만 아니라 피자 등 다른 외식업으로도 분야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카페는 로봇 바리스타를 도입하고 있다. 2018년 국내 최초의 로봇 카페 ‘비트’를 선보인 달콤커피는 최근 대형마트,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도 매장을 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트커피 앱 가입자 수는 1만 명 이상 늘어 최근 10만 명을 넘어섰다. 주문량은 이전 대비 평균 15%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와 협업 개발한 비트는 커피, 음료 등 다양한 메뉴를 시간당 최대 90잔까지 만들 수 있다. 손님이 완성된 음료를 가져가기 전까지 따뜻하게 또는 차갑게 최적의 온도로 신선하게 유지한다. 자동세척 시스템을 갖춰 위생적이다.

로봇카페 비트는 70곳 매장 중 절반 이상이 기업 내 매장이다. KT, 신한은행, 배달의민족, 롯데칠성음료 등 40여 곳에서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앱 결제 비중이 70%, 매장 앞 키오스크 결제는 30%다. 유제호 달콤커피 B2B 영업팀장은 “올 들어 월평균 13만 잔의 주문 건수 중 9만 잔가량이 앱을 통한 주문”이라며 “100% 비대면이기 때문에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 이외에 서울 역삼동 ‘라운지엑스’와 성수동 ‘카페봇’ ‘슈퍼말차 성수’, 인천청라지구의 ‘카페 AI’ 등이 로봇이 음료를 만들어주는 카페로 유명하다.

로봇이 만든 커피는 반값

CJ푸드빌은 빕스와 제일제면소 일부 점포에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클로이 셰프봇’과 ‘클로이 서브봇’을 각각 도입했다. 뷔페 형식으로 원하는 재료를 고르면 로봇이 1분 만에 국수 등 즉석 면 요리를 해준다. 클로이 서브봇은 한 번에 최대 네 그릇을 만들 수 있다. 셰프의 팔 움직임 등을 그대로 구현했다.

로봇이 조리하는 커피, 치킨 등은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싸다.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달콤커피는 기존 매장에서 아메리카노를 4100원에 판매한다. 같은 원두와 재료 등을 사용하는 로봇카페 비트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2000원이다. 커피뿐만 아니라 대부분 음료 메뉴가 반값이다. 롸버트치킨의 치킨 한 마리 가격은 1만4000~1만5000원 선이다. 기존 치킨 브랜드보다 가격이 1000~5000원가량 낮다. 로봇이 매뉴얼대로 조리해 맛이 일정하고, 위생적이다.

서빙 로봇을 도입하는 곳도 늘었다. 배달의민족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위해 지난달 13일부터 자체 개발한 서빙로봇 ‘딜리’를 전국 약 50곳의 식당에 공급해 두 달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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