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로 재탄생 '설국열차', 공개 2주 빨라진 까닭은

입력 2020-05-13 17:38   수정 2020-05-14 03:23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를 10부작으로 각색한 미국 드라마 ‘스노우피어서(Snowpiercer)’는 애초 오는 31일 미국 케이블 채널 TNT에서 처음 방영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TNT는 돌연 드라마의 첫 방영일을 17일로 앞당겼다. 예고된 방영 일정을 2주가량 앞당기는 것은 미국 방송가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브렛 웨이츠 TNT 본부장은 “‘설국열차’는 올해 가장 기대되는 시리즈 중 하나”라며 “시청자들이 스릴 넘치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원해 더 일찍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방영일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급증하자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서둘러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영화 ‘기생충’으로 올해 미국 아카데미 주요 4개 부문을 휩쓴 봉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도 미국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TNT의 방영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넷플릭스의 공개 시점도 2주 빨라진다. 넷플릭스는 한국을 비롯한 190여 개국에서 25일 미드 ‘설국열차’를 일괄 공개한다. ‘기생충’에 이어 세계에 다시 ‘봉준호 열풍’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을 모은다.

2013년 국내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는 누적 관객 935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폐쇄된 채 계속 달리기만 하는 기차 안에서 계급이 나눠지고, 이로 인해 극도의 차별이 존재하는 상황을 봉 감독 특유의 치밀한 구성으로 담아내 호평받았다.

새롭게 각색된 드라마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은 영화와 비슷하다.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에서 마지막 인류를 태우고 7년째 달리고 있는 열차 안이다. 이 열차는 1001개 칸으로 나눠져 있다. 1등 칸 사람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데 비해 꼬리 칸 사람들은 빛조차 보기 힘든 공간에서 지낸다. 17년째 달리고 있는 기차에서 벌어지는 영화보다 시간적으로 10년 앞선다. 드라마가 영화의 프리퀄(원작에 선행하는 사건을 다룬 속편)에 해당하는 셈이다. 드라마는 열차 안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지면서 시작된다. 꼬리 칸 출신인 전직 형사 레이턴이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면서 거대한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연출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감독 스콧 데릭슨과 매슈 오코너, ‘블랙 미러’의 제임스 호스가 함께 맡았다. ‘뷰티풀 마인드’의 제니퍼 코넬리, ‘벨벳 버즈소’의 다비드 디그스가 주연이다. 코넬리는 영화에서 틸다 스위튼이 연기한 기차 안 관리자 멜라니 역을 맡았다. 디그스는 영화에 나오지 않는 인물인 레이턴 역에 캐스팅됐다.

두 배우가 등장하는 예고편 영상이 지난 11일 처음 공개돼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멜라니와 레이턴의 대비되는 내레이션이 인상적이다. 멜라니는 “설국열차에서의 삶이 항상 쉽지만은 않다”고 말하지만 1등 칸 사람들이 파티를 열어 향락을 즐기는 장면이 연이어 나온다. 레이턴은 “설국열차에서의 삶은 한번도 쉽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며 고문받았던 기억을 떠올린다.

먼저 드라마를 접한 해외 언론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영국 BBC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와 액션이 훌륭하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살인 미스터리와 계급 전쟁이 불협화음을 낸다”(더 플레이리스트) 등 상반된 평가도 나온다.

봉 감독과 함께 박찬욱 감독이 이 드라마 제작자로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박 감독은 영화 ‘설국열차’의 제작사 모호필름 대표를 맡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두 거장이 함께 K콘텐츠를 세계에 소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국열차’는 시즌2 제작도 예정돼 있다. 봉 감독의 ‘기생충’은 6부작 드라마로 제작돼 미국 HBO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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