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최고의 투자는 상속·증여 절세"

입력 2020-05-17 15:34   수정 2020-05-17 15:35


“사장님에게는 사실 자녀가 한 명 더 있습니다. 국세청입니다. 다른 자녀보다 더 많은 유산을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농협생명에서 전국 농·축협 최우수고객(VIP)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이정원 FA팀 과장(사진). 그가 고액 자산가들과 상담할 때 ‘절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꺼낸다는 농담이다.

이 과장이 만나는 자산가들은 지방의 은퇴한 60~70대가 많다. 평생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는 근검절약으로 알토란 같은 재산을 일군 사람들이다. 상속·증여에 관심을 갖게 돼 재무전문가를 찾았다가 세금 시뮬레이션(모의 계산) 결과를 확인하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저금리 시대 최고 투자는 절세”

그는 “베이비붐 세대에게 최고의 투자는 절세”라고 말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금리를 0.1%포인트 더 받으려고 예금을 갈아타기보다 상속·증여세를 아껴 얻을 수 있는 금액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을 방법은 없다”며 “합법적으로 아낄 수 있는 세금을 몰라서 내거나, 탈세로 의심받을 수 있는 행동으로 과징금을 물지 않도록 돕는 것이 FA의 역할”이라고 했다.

한국의 ‘부동산 불패 신화’를 반영하듯 통상 은퇴자들의 보유 자산에서 부동산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 과장은 “70대에 접어들면 자산을 더 증식하기 위한 노력은 멈추는 것이 낫다고 본다”며 “이때부터 늘어나는 재산은 거의 다 세금으로 나간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산이 부동산에 몰려 있으면 사망 후 자녀들이 상속세를 내기 위해 땅을 파는 방법밖에 없다”며 “손실을 감수하며 급매로 처분하고 양도소득세까지 내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속과 증여는 절세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세트”라며 “둘 사이의 조합을 잘 맞춰 세율 구간을 최대한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부부 간 증여, 자녀에 대한 사전 증여, 분산 증여 등을 활용하고 일부는 조기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절세 플랜은 30~40년 장기전”

그는 “고액 자산가들이 증여를 머뭇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자녀가 이걸 탕진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라고 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전문가 상담을 받으며 재산 관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도 있다는 조언이다.

당장 스스로를 고액자산가라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상속·증여 대비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부 간 증여는 10년 단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30~40대 주택 취득 때부터 계획을 짜면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자산이 15억~20억원 안팎인 사람들은 절세 상담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게 이 과장의 설명이다. “부부 간 증여, 기본공제 등을 동원하면 억원 단위로 내야 할 상속세를 ‘0원’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자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상속세 세율 구간을 한 계단 낮춰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커진다. 그는 “절세 전략은 1~2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30~40년에 걸친 장기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상속세를 내는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웬만한 서울 아파트는 10억원을 훌쩍 넘어가고, 세금을 많이 걷으려는 정부 기조는 강화되고 있습니다. 자산가가 되려면 세금에도 ‘촉’이 필요합니다.” 상속·증여세와 관련한 ‘절세 플랜’은 통일된 정답이 없는 만큼 전문가 조언을 충분히 구할 것을 권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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