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유통株 '왕좌의 게임'…'다윗' GS리테일, 정상에 서다

입력 2020-05-17 17:21   수정 2020-05-18 00:48

GS리테일이 유통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등 전통의 강자들이 주춤한 사이 GS리테일은 1분기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유통업종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유통업계 순위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3조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이 배포되면서 수혜 여부에 따라 종목 간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GS리테일 52주 신고가

지난 15일 GS리테일은 4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월 이후 주가 상승률은 37.54%에 달했다. GS리테일 주가는 3월 급락장에서 떨어진 낙폭을 만회한 것은 물론, 14일에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3조2725억원으로, 유통업종 전체 1위가 됐다. 기존 1위였던 이마트를 앞지른 건 14일이었다. 기관의 매수가 힘이 됐다. 기관투자가들은 지난달 이후 GS리테일 주식 39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GS리테일의 시총 1위 등극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다윗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9조원대의 매출을 올린 GS리테일이 ‘유통 양강’ 이마트(지난해 매출 19조629억원)와 롯데쇼핑(17조6220억원)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비결은 수익성이다. GS리테일의 올해 영업이익률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58%로, 이마트(1.03%)와 롯데쇼핑(2.33%)을 압도한다.

단기 호재 풍부한데 구조적 성장까지

코로나19로 국내 주요 산업이 침체에 빠졌지만 GS리테일이 하고 있는 편의점과 슈퍼는 예외다. GS리테일은 지난 1분기에 매출 2조1419억원과 영업이익 88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4.8% 증가했다. 컨센서스보다 270.9% 많은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접촉 최소화가 화두가 되면서 오프라인 소비자들이 근거리 소비가 가능한 편의점과 슈퍼 중심으로 몰렸다”며 “광교 개발사업이 종료되면서 발생한 450억원가량의 일회성 이익을 감안해도 컨센서스를 83% 뛰어넘은 성적”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에는 정부의 13조원대 긴급재난지원금 배부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긴급재난지원금은 유흥주점을 제외한 오프라인 소상공인 점포와 오프라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며 “기업형 유통업 내에서 유일하게 가맹점 중심 구조인 편의점으로 수혜가 집중될 전망인데, GS25는 가맹점이 전체 매장의 99%에 달해 실적 개선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GS슈퍼에서도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는 것도 호재다.

전문가들은 GS리테일의 성장이 코로나19 진정 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8년 이후 점포 수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정체기를 보내는 동안 GS25는 점포당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년 동안 GS리테일은 슈퍼와 편의점의 상품 통합 매입 그리고 순수가맹 사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비용 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올해부터 편의점산업의 성장기에 생겨난 점포들이 대거 재계약 시점을 맞으면서 업계 1위인 GS리테일을 중심으로 산업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롯데쇼핑, ‘온라인 반격’

국내 유통업계를 양분해온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온라인’을 무기로 왕좌를 되찾고자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신세계와 각사 온라인몰을 ‘쓱닷컴’으로 통합했고, 롯데쇼핑은 올해 유통 계열사 일곱 곳의 온라인 부문을 합친 ‘롯데온’을 출범했다.

정체에 빠진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전통 유통망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지만 증권가에서는 물류센터 등 초기 비용 문제로 단기 실적은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쿠팡, 네이버쇼핑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 확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쓱닷컴은 매출 측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대규모 물류 및 배송시설이 필요한 사업 구조 때문에 추가적인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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