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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극초음속 시대

입력 2020-05-18 17:48   수정 2020-05-19 00:14

음속(音速)은 초속 340m, 시속 1224㎞에 이른다. 이를 기준으로 속도가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단위가 ‘마하’다. 인류가 음속(마하 1)을 넘는 비행에 성공한 것은 1947년이었다. 그해 10월 14일 미국 비행사 척 예거가 세계 최초로 ‘소리의 벽’을 깼다. 라이트 형제의 첫 동력 비행 이후 43년 만이다.

초(超)음속 시대를 연 원동력은 로켓 엔진이었다. 초창기 피스톤 엔진에서 터보제트 엔진을 거쳐 로켓 엔진으로 발전한 추진력 덕분에 더 빨리 날 수 있었다. 그러나 공기 저항에 따른 소음과 연료 효율성 등의 난제를 해결해야 했다. 1969년 영국과 프랑스가 개발한 콩코드기도 이런 문제로 비행이 중단됐다.

최근 들어서는 음속의 5배(마하 5) 이상인 극(極)초음속 영역의 무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분야에 먼저 뛰어든 나라는 러시아와 중국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8년 국정연설에서 마하 20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 아방가르드를 공개한 뒤 지난해 말 실전에 배치했다. 또 다른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과 지르콘도 배치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DF(둥펑)-17을 공개한 데 이어 두 번의 시험발사를 마쳤다. 사거리도 1만200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전역이 사정권에 든다. 세계 어느 곳이든 1~2시간 내 타격할 수 있고, 요격도 불가능하다.

이에 놀란 미국은 2018년부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 “지금 보유한 것보다 17배 빠른 걸 개발 중인데 러시아는 5배, 중국은 5~6배짜리”라며 앞선 기술을 자랑했다. 아마도 미 육·해군이 시험비행에 성공한 ‘극초음속 활공체(C-HGB)’와 공군이 개발 중인 AGM-183A 극초음속 미사일, 보잉사가 개발 중인 X-51 웨이브라이더를 염두에 둔 것 같다.

인도와 프랑스 독일 일본도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인도는 마하 7의 순항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다. 우리나라는 엄청난 개발비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주변국이 모두 극초음속 무기로 무장하는 시대에 대비해 지금이라도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극초음속 기술에 뒤지면 광속(光速)시대의 경쟁에서도 살아남기 어렵다. 빛의 속도는 초당 30만㎞로 음속의 88만 배나 된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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