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라진 기업 기부금…정대협, 6억5000만원 받고 1억원 적어놨다

입력 2020-05-19 17:43   수정 2020-10-13 15:59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위안부 피해자 후원 기업인 ‘마리몬드’에서 받은 기부금 5억원 이상을 공시에서 누락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마리몬드는 위안부 추모 제품을 판매해 매년 영업이익의 50%가량을 위안부 관련 단체에 기부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위안부 피해 후원 기업에서 받은 돈마저 제대로 회계 처리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기부금의 83% ‘누락’

마리몬드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정대협에 총 6억5400만원을 기부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생활 지원, 정대협 창립 기념 등의 명목으로 기부금을 전달했다. 하지만 정대협이 국세청에 공시한 마리몬드의 기부금은 1억885만원뿐이다. 마리몬드에서 받은 돈의 83%에 해당하는 5억4515만원을 공시에서 누락한 것이다.

국세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출연자(기부자) 현황 명세서를 보면, 정대협은 2018년에만 기부자 명단에 마리몬드를 기재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기부금이 공익법인 총 재산가액의 1%를 넘거나 2000만원 이상이면 해당 기부자를 공시해야 한다. 정대협 자산은 2014년 이후 줄곧 22억~24억원대였다. 마리몬드 관계자는 “마리몬드는 그동안 정대협에 낸 기부금 6억5400만원에 대해 영수증을 다 받았다”며 “공시 누락은 정대협 측에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2년 설립된 마리몬드는 위안부 할머니 추모 제품을 파는 기업이다. 목걸이 폰케이스 티셔츠 등에 위안부 할머니 관련 이미지를 넣어 판매한다. 영업이익의 50%가량을 매년 위안부 할머니를 돕는 데 쓴다.

창립자인 윤홍조 마리몬드 전 대표는 2017~2018년 정의기억재단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로 재직했다.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당선자(전 정의연 이사장)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정대협 상임대표를 지냈다. 2018년 정대협과 정의기억재단이 정의연으로 통합된 뒤에는 정의연 이사장을 맡았다. 마리몬드는 정의연에도 지금까지 11억원의 기부금을 냈지만 공시 누락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정의연 의혹 직접 수사

그동안 정대협과 정의연을 둘러싼 회계 부정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정의연은 2018년 맥줏집 한 곳에서 3300여만원을 지출했다고 공시해 논란이 됐다. 수혜 인원은 99명, 999명 등으로 기재했다. 여기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 힐링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시세보다 고가에 매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에 정의연과 윤 당선자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도 줄을 이었다.

검찰은 윤 당선자와 정의연을 직접 수사할 방침이다. 수사는 크게 두 갈래로 이뤄진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윤 당선자와 정의연 임원들이 후원금을 유용(사기·횡령)했다는 혐의 등을 수사한다. 서부지검은 이번 사건을 경찰에 넘기지 않고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정의연 법인계좌뿐 아니라 윤 당선자의 개인 계좌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도 이날 ‘쉼터 고가 매입 의혹’ 관련 고발 건을 형사9부(부장검사 안동완)에 배당하며 수사에 들어갔다. 윤 당선자가 수요집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에게 성노예, 매춘 등의 단어를 가르쳐 아동을 정신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도 중앙지검이 수사한다. 법조계에선 효율적인 수사를 위해 중앙지검 사건을 서부지검사건과 병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양길성/이인혁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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