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가 뭐길래…일주일만에 1억 오른 '청주 아파트'

입력 2020-05-20 08:24   수정 2020-05-20 08:53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충북 청주에 유치가 확정되면서 주변 아파트 거래에 불이 붙었다. 외지인을 비롯해 지역주민들의 매수문의가 늘면서 거래가 늘어난 건 물론이고, 거래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일주일 만에 1억원이 오른 아파트까지 나왔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청원구 오창읍 각리 한신더휴센트럴파트(1210가구)가 지난 16일 3억9000만원(21층)에 매매됐다. 같은 주택형의 19층이 지난 9일만 하더라도 2억9500만원에 거래됐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9500만원이 뛰었다.

주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이 단지는 호수공원을 끼고 있는 대단지 새 아파트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다가 방사광가속기 발표일(5월8일) 이후 전화문의가 쏟아지면서 호가가 날뛰고 있다. 2억 후반 정도였던 매매가는 방사광가속기 이후 3억원을 훌쩍 넘었고, 나와있는 매물들은 모두 4억원을 웃돌고 있다. 호가가 4억2000만~4억6000만원에 주로 분포됐지만, 그나마도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나온 매물은 5억원을 찍었다.

각리의 A공인중개사는 "문의오는 지역이 어디랄 것도 없이 사방에서 온다"며 "주말마다 단지를 구경하겠다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계속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고는 아직 안된 것 같은데, 매매가가 4억원이 넘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오창읍 롯데캐슬 더하이스트(2500가구)의 전용 84㎡는 지난 13일 3억2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주택형에 비슷한 층이 지난 4일에는 2억9000만원에 팔렸지만, 방사광가속기 발표일 이후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아 3000만원이 뛴 것이다.

이 단지의 다른 면적들도 줄줄이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 비교적 매매가가 낮은 전용 59㎡의 경우 하루가 멀다하고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 5월 들어 신고된 거래(10건) 중 방사광 가속기 발표일 이후 주말 새 확인된 거래만 4건이다.

단지 내의 B공인 관계자는 "소형은 갭투자고, 중형은 실수요자라고 보면 된다"며 "소형의 경우 팔고 싶어도 매수가 없어서 안 팔렸던 물건들이 대거 빠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아직 호가가 많이 오르진 않은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소형의 경우 대부분 전세를 끼고 매입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얘기다.

갭투자자 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도 많이 찾는 단지는 호가가 매일 오르고 있다. 흥덕구 복대동 두산위브지웰시티(1956가구)가 이러한 경우다. 전용 80㎡의 매매가는 지난달말 하더라도 4억3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이달들어 4억8000만~5억4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19일 기준으로 4억9000만원에 나왔던 매물은 5억2000만원으로, 5억원에 나왔던 매물은 5억2000만원으로 각각 상향조정됐다.

현지에서는 이러한 투자를 보는 입장이 갈리고 있다. 그동안 소외됐던 청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수 있지만, 동시에 투기 우려도 있어서다. 복대동의 C공인 관계자는 "청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분양권 투자 바람이 불더니 이제는 갭투자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다"라며 "지역에 호재가 오는 건 반길 일이지만 집값만 괜히 올려놓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태양 빛 밝기의 100억 배에 달하는 밝은 빛(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비다. 방사광으로는 아주 작은 나노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까지 관찰할 수 있어 '초고성능 거대 현미경'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에 추진되는 가속기는 기초과학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데 활용되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부지를 충북 청주시로 지정했고, 14일에는 가속기를 짓기 위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신청했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 이전에 착공해 늦어도 2028년에는 운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방사광가속기 구축에는 총 8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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