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변호사들에 비수 꽂았다" 말한 이찬희 변협회장, SNS글 안 지워도 된다

입력 2020-05-20 12:17   수정 2020-05-20 12:19

“동료 변호사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이찬희 대한변협회장)

한 기업을 대리해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은 무효라는 취지로 소송을 대리하던 변호사가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이승련 부장판사)는 최근 A 회사와 변호사 B씨가 이찬희 협회장을 상대로 낸 인격권 침해 및 재판개입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사건은 이렇다. A사는 형사사건에 연루돼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판결 선고 후 지급하기로 한 잔금 1000여만원을 주지 않았고 변호사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A사는 또다른 변호사 B씨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섰는데 해당 사건은 A사가 1·2심 모두 승소한 뒤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형사사건에 관한 성공보수 약정에 대해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위반돼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판결 이후 성공보수금 약정은 전부 무효라며 약정금을 주지 않으려는 형사사건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의 갈등이 적지 않았다. 여전히 변호사 업계에선 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은 서울변호사회 이사를 지낸 변호사 B씨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협회장은 지난해 12월 한 심포지엄에서 "동료 변호사가 받을 성공보수 약정이 무효라는 소송을 진행하는 변호사회 임원은 임원으로서 자격뿐 아니라 변호사 자격이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B씨는) 동료 변호사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A사와 B씨는 자신의 명예와 신용 등이 훼손됐다며 이 협회장의 SNS 글을 지우고 같은 취지의 발언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 협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협회장의 발언 내용은 B씨의 변론 활동과 관련된 비판적인 의견이나 논평을 표명한 것"이라며 "B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기 위한 내용인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이 무효라는 취지의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은 후 관련 논의는 여러 번 공론장에 오른 바 있다"며 "(이 협회장의 발언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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