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영토 넓힌 신협, 새마을금고와 '한판'

입력 2020-05-22 16:35   수정 2020-05-23 00:56

신협이 새마을금고와 본격적인 ‘대출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20일 금융위원회와 신협이 대출 영업 범위를 시·군·구에서 새마을금고와 같은 9개 광역으로 넓히는 방안에 합의하면서다. 금융위는 앞으로 신협에 적용될 자산건전성 규제 등도 새마을금고에 맞출 예정이다. 10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신협이 대출을 광역 단위로 풀면서 금리 인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대문 신협에서 강남구민도 대출

금융위와 신협은 신협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신협의 대출 영업구역을 226개 시·군·구 단위에서 △서울·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대전·충남 △강원 △충북 △전북 △제주 등 9개 광역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서울 관악신협 조합원이 서울과 인천, 경기 전역의 지역 신협에서 돈을 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조합원이 다른 시·군·구로 이사 가는 경우 발생했던 ‘대출 승계’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A구에 살던 조합원이 B구로 이사하면 조합에서 자동 탈퇴돼 대출을 바로 갚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대출을 그대로 인정받더라도 비조합원 대출로 바뀌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간다. 시행령이 바뀌면 특정 광역 안에서 이사할 때에는 조합원 대출이 유지되면서 이 같은 문제가 사라지게 된다.

금융위는 신협의 감독 기준도 새마을금고 수준으로 다소 완화할 전망이다. 신협법에 따르면 신협은 자산 300억원 이상인 지역조합의 경우 매년 외부감사를 받게 돼 있다. 새마을금고는 500억원 이상인 지역 조합 가운데 중앙회장이 지정하는 곳만 감사를 받는다. 금융위는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자산건전성 규제 기준도 통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협과 새마을금고는 순자본비율이 각각 2%, 4% 이하로 내려가면 당국으로부터 적기 시정조치를 받는다.

금리 인하 ‘출혈경쟁’ 우려도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쌓아둔 자산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지역 신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총자산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선 대구 청운신협이 대표적이다. 대구 수성구에서만 대출을 할 수 있었던 청운신협은 앞으로 대구와 경북 전역에서 영업할 수 있게 된다. 223개에 달하는 대구·경북의 지역 새마을금고와 대출 영업 경쟁에 나서는 셈이다. 자산 규모가 각각 1430억원, 3600억원에 달하는 경남 남해신협과 서울 관악신협 등도 각각 부산·울산·경남과 서울·경기·인천 전역에서 대출을 하게 된다.

부실화 우려도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대출금리 인하 경쟁이 과열되면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협과 새마을금고는 대출금리와 정기예탁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에서 대부분 수익을 내고 있다. 시중은행에 비해 7배가량 높은 연체율도 부실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말 기준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각각 2.75%, 2.15%로 매년 올라가는 추세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자 대출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부실화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신협은 ‘우량 대출’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협 관계자는 “영업구역이 넓어지면 우량 차주에 대한 대출 비중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부분도 자산건전성 개선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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