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첫 온라인 GSAT' 삼성, 모의테스트서 "커닝해봐라"

입력 2020-05-26 11:28   수정 2020-05-27 09:50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사상 첫 '온라인 GSAT(삼성직무적성검사)'을 시행하는 삼성이 직원 대상 모의테스트를 진행하며 각종 커닝 시도를 해보라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소한 온라인 환경에서 치러지는 만큼 다양한 부정행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26일 한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은 오는 30~31일 실시하는 온라인 GSAT을 앞두고 삼성 직원 가운데 테스터(응시자)와 시험 감독관 자원을 받은 뒤 인원을 차출, 지난주부터 매일같이 모의 GSAT을 치르고 있다. 모의 GSAT은 오전·오후로 나눠 하루 두 차례씩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의 GSAT은 실제 GSAT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테스터는 실제 지원자와 마찬가지로 개인 컴퓨터를 활용해 시험을 치르면서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 시스템(테스터는 사내 인트라넷 등)에 접속해 본인이 문제를 푸는 모습과 PC 모니터를 함께 촬영했다. 감독관들은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이들을 다중 모니터링한다. 테스터들은 응시자들처럼 사내가 아닌 자신의 집 등 최대한 유사한 환경 하에서 모의 GSAT을 보고 있다.

모의 GSAT은 온라인 GSAT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지를 비롯해 삼성 직원들 시험 결과를 통해 실제 문제 난이도, 응시자들의 합격 커트라인 등을 조정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험생들의 커닝 방지 예방에 방점을 찍었다. 삼성은 테스터들 상대로 "부정행위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응시자는 시험 중 1인1회 부정행위를 진행하고, 적발되지 않은 응시자는 시험 종료 후 감독관에게 구두로 말씀해주기 바란다"고 사전공지를 보냈다. 본시험 전에 테스터들이 직접 커닝 시도를 해보고, 감독관은 실제로 이를 적발해보는 취지로 풀이된다.

삼성 직원들은 기상천외한 커닝 아이디어를 쏟아냈다는 후문이다. 모의 GSAT 도중 카메라에 보이지 않게 무선이어폰을 끼는가 하면, 시험 종료 후 카메라 촬영범위 밖에 지인이 있었다고 밝힌 테스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책상 밑을 검사하지 않는 감독관들 상대로는 책상 밑에서 커닝을 시도하고, 컴퓨터 뒤에 위치한 TV를 음소거로 시청하며 시험을 본 테스터들도 있다고 했다. 삼성은 모의 GSAT이 끝나면 매번 피드백을 진행했다.


삼성의 올 상반기 공채는 코로나19 사태로 당초 일정보다 한 달가량 연기해 실시된다. 삼성이 신입사원 공채 시작 이래 사상 최초로 시행하는 온라인 GSAT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선제적 자구책이다. 삼성 채용을 앞두고 여타 기업들 역시 삼성이 온라인 GSAT을 무리없이 잘 치러낼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주목도가 높은 만큼 삼성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삼성은 모의 GSAT를 통해 원활한 시험 진행과 수험생 부정행위 가능성 차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은 이달 중순경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방식과 흡사하게 일부 인력을 차출해 GSAT 문제 출제를 위해 실제 GSAT이 종료되기까지 출장을 보낸 상태다. 혹시 모를 문제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된 응시자는 각종 국가시험처럼 시험 결과를 무효 처리하고 향후 5년간 응시도 제한하기로 했다. 필요한 경우 민·형사상 조치도 취할 방침이다.

삼성은 최근 서류합격자에 한해 응시자 유의사항과 문제풀이 용지, 휴대전화 거치대, 신분증을 넣을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 커버 등을 담은 응시자 키트를 발송했다. 26일엔 수능처럼 예비소집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GSAT 시험 당일 응시자는 스마트폰을 거치대에 올려두고 삼성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해 시험을 본다. 응시자는 스마트폰으로 자신과 컴퓨터 모니터 화면, 마우스, 얼굴과 손 등이 모두 나오도록 촬영해야 한다. 감독관은 원격으로 응시자의 시험 보는 모습을 감독한다. 시험 장소는 응시자 집, 기숙사 등 개별 공간으로 한정해서 여럿이 모여 시험을 치지 못하도록 했다.

삼성은 시험도 이틀간 총 4회로 분산해 치르고, 4번 모두 시험 문제를 다르게 출제할 예정이다. 과목도 수리·추리 두 종목으로 줄였다. 삼성 측은 "시험 중에는 보안 솔루션을 적용해 응시자가 모니터 화면을 캡처하거나 다른 화면으로 바꾸지 못하도록 차단한다"며 "시험이 끝난 후에도 응시자 문제풀이 과정을 녹화본으로 재확인하고, 면접 때 온라인 시험과 관련해 약식 확인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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