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도 안 돼 벤처 6곳 투자…SK, 신약 개발 속도낸다

입력 2020-05-27 17:31   수정 2020-05-28 02:23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가 자회사 SK바이오팜의 합성의약품 신약 출시를 교두보로 바이오신약 개발 등 종합 바이오·제약 회사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SK바이오팜과 의약품 수탁생산기업(CMO)인 SK팜테코를 두 축으로 이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바이오벤처를 통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분기에 한 곳꼴로 지분 투자

SK(주)는 2018년 11월부터 최근까지 6개 바이오벤처에 304억원을 투자했다고 27일 밝혔다. 분기에 한 회사씩 지분 투자를 한 것이다. SK(주)는 2018년 11월 이전엔 바이오벤처에 투자하지 않았다.

투자한 회사들의 사업 분야도 다양하다. 주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허가에 이르는 신약 개발 전 단계를 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을 뒷받침해주기 위한 회사들이다.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바이오벤처회사 허밍버드바이오사이언스가 대표적이다.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 출신 전문가들이 항체신약 개발을 위해 2015년 설립한 벤처다.

항체의약품이란 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결합해 질병을 일으키는 항원의 작용을 방해하는 의약품이다. 허밍버드는 항체가 항원과 가장 결합하기 좋은 부위를 정하고, 이 부위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72억원을 투자한 SK(주)는 이사회 의결권도 갖고 있다.

작년 10월 중국 항체신약 회사인 하버바이오메드에 60억원을 투자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싱가포르투자청(GIC) 등과 함께 참여했다. 하버바이오메드는 세계적 제약사와 하버드대 의대 출신 전문가들이 2016년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항암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항체의약품을 개발한다.

굵직한 성과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이 회사와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메디컬센터가 공동 연구 중인 후보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형성됐다는 사실이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되기도 했다.

종합 바이오·제약 도약 꿈꾼다

한국 바이오벤처에도 투자하고 있다. 작년 11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기술을 보유한 스탠다임에 94억원을 투자했다. 기존에 알려진 400만 건의 물질 구조를 인공지능(AI)으로 학습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스탠다임 측 설명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전자가위 관련 기술기업인 진에딧(15억원),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을 3차원 화면으로 바꿔주는 비저블패이션트(29억원), 뇌회로 분석 기업 엘비스(34억원) 등에도 투자했다. 업계에선 SK(주)가 SK바이오팜을 중심으로 종합 바이오·제약회사로 변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SK(주)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을, SK팜테코는 CMO 등 생산을 맡고 있다. 또 5개 손자회사를 통해 바이오사업 분야 수직 계열화를 이뤄냈다. 투자 회사들은 모두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신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SK(주)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출시에 그치지 않고 이른 시일 안에 새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투자”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SK(주)가 SK바이오팜 상장 자금으로 투자회사들의 추가 지분 매입과 신규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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