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측 "투표용지 가져온 이씨, 목화씨 가져온 문익점에 견줄만"

입력 2020-05-28 10:48   수정 2020-05-28 10:50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게 투표용지를 건넨 사람은 개표 참관인 이모씨 라고 밝혔다.

민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사평론가 이봉규 씨는 "이씨의 행동은 중국에서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과 견줄만 하다"고 평가했다.

이씨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리시)교문동 투표함과 인창동 투표함 박스에서 다른 색깔로 된 투표용지를 발견했다. 현장에서 투표 중지하라며 항의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헀다.

이씨는 "이후 구리 지역구 (통합당)나태근, 주광덕 후보 측에 연락해 부정선거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고 결국 민 의원 측에 이를 제보하게 됐다"고 했다.

앞서 민 의원은 "세상이 뒤집어질 증거"라며 투표관리인의 날인 없이 기표되지 않은 비례투표용지를 공개한 바 있다. 이 투표용지를 제공한 것이 이씨로 밝혀진 것이다.

투표용지 색깔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랐는지에 대해서는 "같은 연녹색(비례투표용지 색깔)인데 색깔이 약간 달랐다. 선관위에서는 인쇄소마다 약간 차이가 난다고 해명했다. 선관위가 구멍가게도 아니고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개표 사무원이 제가 선관위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을 보고 (민 의원에게 건넨)투표용지 6장을 저에게 줬다"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가지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후 일문일답에서 민 의원은 "검찰이 부정선거는 수사하지 않고 투표용지 절도로 몰고 가며 수사해 그동안 이씨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이씨 본인이 먼저 진실을 밝히겠다고 해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해당 투표지를 가지고 나온 이유에 대해 "가짜 투표지로 의심돼 가지고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관위 조사 결과 해당 투표용지는 본투표날 구리시의 한 투표소에서 쓰고 남은 투표용지였다.

누군가가 개표소에서 가방에 있던 투표용지 6장을 훔쳐간 걸로 추정된다는 게 선관위의 조사 결과다.

이씨는 이날 태극기 문양의 넥타이를 착용했는데 JTBC 기자가 "특정 정당(우리공화당 등)과 관련이 있는 분이냐"고 질문하자 민 의원은 "본인은 JTBC 기자라서 그런 질문을 하느냐"며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민 의원은 선관위가 오늘(26일) 개표시연회를 열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음주운전을 하고 수일 후에 검증해보겠다는 것"이라며 "투표지분류기 등을 제3자에 맡겨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이봉규씨는 일각에서 이씨를 투표지 탈취범으로 취급하는 것에 대해 "이씨의 행동은 절도가 아니라 공익제보"라면서 "중국에서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을 아무도 도둑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민 의원은 최근 선관위가 수사 의뢰한 투표용지 유출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투표용지 또는 투표지 등을 은닉·손괴·훼손 또는 탈취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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