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떠나면 언제 또 올까 사랑아~' 500년 만에 다시 불러낸 황진이

입력 2020-05-29 17:07   수정 2020-05-30 01:37

‘황진이’ 노래의 주인공 황진이는 조선 중종(재위 1506~1544) 때의 기생이다. 그는 벽계수(박연폭포), 서경덕(화담), 황진이를 이르는 송도 3절의 하나다. 어디를 가든 선비들과 필담으로 어깨를 겨룰 수 있었고, 시·서·예·가·악(詩·畵·藝·歌·樂)을 논할 수 있는 묘수선녀(妙手仙女)였다. 2007년 이런 기생 황진이를 500여 년 만에 살려내 한솔이 노랫말을 엮었고, ‘뿐이고’를 부른 박구윤의 아버지 박현진이 곡을 붙여서 38세 박상철이 불렀다.

‘어얼씨구 저얼씨구 너를 안고 내가 내가 돌아간다/ 황진이 황진이 황진이~/ 내일이면 간다 너를 두고 간다 황진이 너를 두고/ 이제 떠나면 언제 또 올까 사랑아 사랑아 내 사랑아/ 개나리도 피고 진달래도 피고 뻐꾸기가 울 텐데/ 그리워서 어떻게 살까 능수버들 늘어지고 소나기가 내리면/ 보고파서 어떻게 살까 그래도 가야지/ 너를 두고 가야지 황진이 너를 위해/ 내가 사랑한 나의 황진이 사랑아 사랑아 내 사랑아.’(가사 일부)

황진이는 개성(송악)에서 출생한 여인으로 이름이 진, 또는 진랑이고 기생 이름은 명월이다. 생몰연대는 중종반정이 일어난 1506~1567년으로 추정한다. 역사 속 인물 가운데 소설이나 영화로 가장 많이 엮인 주인공이 황진이다. 그는 황 진사의 첩실 서녀였으며, 어머니는 진현금이라는 맹인 기생이란다. 그는 15세에 기생이 되는데, 서경덕(1489~1546)을 사모해 찾아갔다가 높은 인품에 감탄해 제자가 됐으며, 벽계수(碧溪守, 1508~?)를 후리기 위해 시조도 지었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할제 쉬어간들 어떠리.’ 말을 타고 지나가던 벽계수는 이 시조에 귀를 기울이다가 말에서 떨어졌다. 이때 황진이는 “명사가 아니라 풍류랑이구먼”이라고 하며 돌아가 버린다.

또 당시 생불(生佛)로 불리던 지족선사(개성 천마산 지족암 승려)의 면벽수도를 파계하게 했으며, 소세양(1486~1562)과 30일간의 사랑을 나누고 헤어질 때, 송별소양곡(送別蘇陽谷)을 지어줬다. ‘소요월야사하사(蕭寥月夜思何事: 달 밝은 밤이면 그대는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침소전전몽사양(寢宵轉輾夢似樣: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을 꾸시나요).’

이 시는 이선희가 부른 ‘알고싶어요’의 모티브가 됐다. 또 당시 명창 이사종과는 그의 집에서 3년, 자기 집에서 3년을 합해 6년을 살다가 헤어진다. 황진이는 ‘천하의 남정네들이 자정하지 못했으니, 내가 죽거든 관을 쓰지 말고 동문 밖 개울가에 시체를 두어 여인들이 경계로 삼도록 하라’고 유언을 했단다.

박상철은 1969년 삼척 근덕면 양리에서 태어나서, 삼척고를 졸업하고 미용사자격증을 취득해 삼척시장통에서 박상철헤어아트를 운영하다가, 1993년 전국노래자랑 삼척시 편에 출연, 유열의 ‘화려한 날은 가고’를 불러 최우수상을 받았다. KBS 전국노래자랑의 국민 MC 송해는 이 프로그램이 낳은 최고의 스타는 삼척 편 최우수상 수상자인 당시 26세 박상철을 꼽는다. 다음 스타로 꼽히는 가수는 장윤정인데, 그는 평택 편에 9세 어린 나이로 출연해 심사위원 임종수와 만난 인연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유차영 < 한국콜마 전무·여주아카데미 운영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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