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1조 원 EV 보조금, 어떻게 운용하나

입력 2020-06-01 10:01   수정 2020-06-25 17:00


 -세 마리 토끼, 현실적으로 잡기 어려워

 올해초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확정할 때 2019년과 달라지는 내용으로 크게 세 가지를 강조했다. 먼저 제조사의 전기차 성능 향상을 유도하기 위해 ㎾h당 주행 가능한 거리(㎞)와 1회 충전 후 최장 주행거리를 중심에 두고 보조금 차등폭을 확대했다. 한 마디로 효율이 높고 멀리 가는 EV를 제조사마다 개발하라는 독려 차원이다. 두 번째는 EV 구매에서 서민 배려가 적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차상위 이하 계층이 EV를 살 때 보조금을 10% 추가했다. 세 번째는 생애 첫 차로 EV를 신청할 때 보조금을 우선 배정키로 했다.

 이들을 종합했을 때 제조사가 EV 보조금을 많이 받으려면 고효율 및 장거리에 집중하라는 것이고, 구매자는 서민을 우선 배려하겠다는 정책인 셈이다. 그리고 여기에 배정한 보조금은 9만4,000대 분량의 1조1,500억 원이다(수소전기차 1만280대 포함).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는 실제 EV를 사는 소비층이다. 업계에 따르면 EV 구매자의 대부분이 내연기관차가 한 대 이상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사는 사람들이다.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 생애 첫 차, 차상위 계층의 EV 신청 비중은 미미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배경은 EV의 판매가격과 사용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불편이 많아서다. 물론 서민들의 발이 되는 1t 전기트럭의 경우 보조금을 받으면 디젤보다 가격이 저렴해져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만 제조사 입장에선 팔수록 손해가 나는 제품이어서 생산대수는 제한돼 있다.

 1t 소형 트럭인 현대자동차 포터 EV와 봉고 EV 등에 1,800만 원(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제외)의 보조금을 주고 버스 등에는 최고 1억 원을 투입하지만 대부분의 보조금은 승용차에 쓰이는 중이다. 승용차 보조금은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자동차 쏘울 EV, 쉐보레 볼트 EV 등이 최고 820만 원(지자체 보조금 제외)이다. 또 BMW i3 120Ah는 716만 원, 테슬라 모델S 100D 748만 원이다.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만큼 일종의 인센티브를 주는 것. 에너지로 사용하는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보조금은 대기질 개선에 더 많은 역할을 하는 쪽이 더 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쉽게 보면 자가용 승용차보다 이동사업용 택시와 시내버스 등에 더 많은 보조금을 줘야 한다는 의미다. 승용차 배정대수를 줄이는 반면 택시와 버스 등의 배정대수를 늘릴수록 대기환경 개선에는 보다 많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택시의 하루 주행거리가 승용차의 평균 10배에 달하고, 시내버스 또한 운행거리에 비례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는 점을 감안할 때 1조 원이 넘는 보조금의 절반 이상을 유상운송 이동수단에 할당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전기승용차관련 논란은 가격이다. 값비싼 전기승용차에 보조금 혜택을 주고 있지만 대기환경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데다 전기승용차 구매자의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당초 정부가 내걸었던 서민 개념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국가에선 일정 가격이 넘는 전기승용차는 보조금을 주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벌어지는 고가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 논란도 비슷한 이유다.


 올해초 한국전력이 전기차의 급속충전 비용을 높이기로 했다가 전기차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산업부 의견에 따라 점진적 인상으로 물러선 바 있다. 이동수단에 쓰는 전기에너지 비용 또한 여전히 환경보호 명분으로 할인하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 보조금도 이제는 실제 '환경보호'에 많은 기여를 하는 쪽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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